큐피트의 화살에 맞았습니다
어쩌지요
나 큐피트의 화살에 맞았습니다
당신을 처음 본 그 순간
예리한 화살 끝이 심장을 관통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혀 통증이 없습니다
오히려 화살을 맞은 이후로
활력이 솟아나고 기쁨이 넘칩니다
당신을 바라보면 슬픔의 장막이 걷히고
당신의 손길이 닿으면 흐르는 눈물도 멈춰집니다
어쩌지요
나 큐피트의 화살에 그만 맞았습니다
황금빛 그 화살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당신과 나의 영혼을 꿰뚫어 하나로 이어주었습니다
사랑의 화살에 꽂힌 채 오늘도 나는
행복에 겨워 웃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을 더 진실하게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나의 모든 걸 바쳐 사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장세희 詩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