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라는 질문을 이따금 한다.
보통 잘살고 있지 않을 때 한다.
잘 살고 있을때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
왜 하필 잘 못 살고 있을 때만
이런 질문이 떠오르는 걸까?
온전히 내 기준에서
잘 살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가령 돈을 많이 벌진 못해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때
내 시간을 내가 쓰고 있을때
내가 쓴 책을 팔아 책을 샀을때,
그러다 타인의 기준에 나를 대입해보는 순가
나는 '나'와 '나의 삶'을 의심하곤 한다.
분명히 나는 나대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직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는
타인의 삶을 엿본다.
타인의 삶의 기준에
기어코 나의 삶을 맞추며
이리 재고 저리 재며 구겨 집어넣어
자신을 괴롭힌다.
그럴때면,
다시 한 번 잘 못 살고 있구나 싶다.
그러니까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이고
비교하는 순간 잘 살고 있던 나는 못살게 된다.
다 알고 있으면서도 사흘에 한 번씩 비교한다.
큰 인물은 못 되겠구나 싶다.
찌질한 인간 김경희/ 김경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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