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을 열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길을 걷다가 고개를 돌리면 그 주변에 한두 곳은 커피전문점이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요즘 우리 생활 속에는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상기 질문을 받는다면, 무조건 찬성하기 보다 콘셉트를 물어볼 것입니다.
그 콘셉트로 제안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커피와인으로 불리는 더치커피입니다.
더치커피, 무엇이 다른가
‘네덜란드-커피’라는 뜻의 더치커피는, 원두의 차이가 아닌 추출 방법의 차이로 구분됩니다. 증기와 압력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달리, 흐르는 물과 신선한 원두만으로 커피를 만들어내는 특이한 추출법을 사용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크고 작은 통 세 개를 세워두는 것만으로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먼저 꼭대기 통에서 3~4초 간격으로 깨끗한 물이 한 방울씩 두 번째 통으로 떨어지고, 두 번째 통은 깔때기 모양으로 생겼는데, 여기에는 신선한 원두가루가 담겨 있습니다. 깔때기에 떨어진 물이 원두 가루를 통과한 후에는 비커 모양의 세 번째 통으로 떨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얼핏 봐도 커피색이 선명한 그 액체가 바로 더치커피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뜨거운 물이 아닌 찬물을 사용한다는 사실. 커피와인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서 알 수 있는데, 물이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져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커피를 즐길 수 있기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더치커피, 맛의 비결
진하고 선명한 색채 덕분에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커피의 쓴 향내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커피가 혀끝을 스치며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순간, 향기는 에스프레소보다 진하지만 전혀 텁텁하고 쓴 맛이 아닙니다. 오히려 맑게 내린 커피를 마시는 느낌이랄까. 약간 시큼하긴 하지만, 그 때문인지 목 넘김이 부드럽고 천천히 스며드는 코끝의 향기는 독특한 기분을 자아냅니다. 어떤 이는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탓인지 와인처럼 맑고 진득한 맛이 느껴진다고도 합니다.
더치커피, 즐길 수 있는 곳
더치커피는 그 양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커피전문점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알 만한 유명 커피전문점으로 가볼 것을 추천합니다. 동호회 커피순례 영순위인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논현동 서래마을, 홍대 골목 등 말입니다. 대형 커피 체인점의 일반 커피에 질려있다면 한 번쯤 더치커피로 기분을 전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커피의 새로운 패러다임, 그 시작에 앞서
더치커피로 인해 커피 문화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더 우수한 커피라는 의미가 아니라 추출방식이 새로운 커피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 방법으로 인해 기존의 커피와는 전혀 다른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만약, 커피전문점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분께 색다른 맛과 향의 경쟁력으로 더치커피전문점을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