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의 가치
1 주일에 한두 번 정도 오셔서 신문, 책 등 종이를 수거해 가는 할머니가 계시다. 연세도 많은 할머니께서 힘들게 일하시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할머니, 종이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구 그러세요? 집에서 편히 쉬세요.”
“집에서 쉬면 뭐해. 이렇게 나와서 손자들 과자값이나 용돈이라도 벌어야지.”
손자들 생각이 나셨는지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필요 없는 서류를 정리하다 보니 폐종이가 많이 쌓이게 되었다. 할머니가 생각나 사무실 한 구석에 챙겨 두었다. 1주일에 한두 번씩 꼭 들려서 종이를 수거해 가던 할머니께서 어쩐 일인지 이번 주에는 오지 않으셨다. 대청소가 있어서 폐종이가 많이 생길 거라고 할머니께 말씀까지 드렸는데…. 며칠이 지나니 쌓여 있는 종이로 인해 사무실이 지저분해 보였다. 그래도 할머니 생각에 차마 갖다 버릴 수 없었다.
다행히 오늘 아침에 할머니께서 오셨다. 종이를 챙기신 할머니께서 손짓을 하며 나를 부르셨다. 그리고 내 손에 천 원짜리 지폐를 쥐어 주시는 것이었다.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먹어.”
“네? 아니에요. 괜찮아요.”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먹어.”
“아니에요. 할머니 진짜 괜찮아요.”
결국 할머니는 내 손에 천 원짜리 지폐를 쥐어 주시고 가셨다. 꼬깃꼬깃 몇 번이나 접힌 지폐를 보니 눈물이 맺혔다. 아끼고 아끼던 할머니의 쌈짓돈이 아니었을까?
할머니의 땀과 사랑이 담긴 천 원으로 인해 행복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