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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복숭아

작성자어린아이|작성시간13.07.16|조회수4 목록 댓글 1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복숭아


아버지 기일날 아침부터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비가 쏟아졌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던 큰 아들이 “외할아버지 제사에 사용할 술은 내가 사가지고 외삼촌댁으로 갈게”라고 말했습니다. 값이 비싼 물건이 아니지만 아들이 외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식구들 모두 모여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아직 아들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걸려온 아들의 전화. 

“엄마, 술 말고 다른 것 사 가면 안 될까?” 

“뭔데?” 

“여기 아파트 앞인데 다른 것 사 갈게.” 

 

“그래. 그냥 너 알아서 해라.”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아들이 양손 가득 들고 온 것은 바로 복숭아였습니다. 순간 나는 깜짝 놀라 “야! 제삿날에 무슨 복숭아야? 복숭아는 귀신 쫓는 과일이야”라고 나무랐습니다. 아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어! 정말 몰랐어. 그냥 갖다 버릴게”라며 당황했습니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온 식구가 나서서 “아니야. 상에 올리지 않고 우리가 먹으면 되니까 괜찮아”라고 말렸습니다. 

저녁을 먹는 내내 아들은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머리를 숙인 채 밥만 먹었습니다. 그런 아들에게 저는 조심스럽게 복숭아를 사온 이유를 물었습니다. 자신은 비를 맞으면서도 복숭아에는 비닐에 우산까지 덮어씌우고 손님을 기다리는 아주머니를 보고 아들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지고 있던 돈을 다 털어서 복숭아를 샀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순수하고 착한 아들이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야! 잘했어. 외할아버지도 복숭아 무서워서 집에 못 들어오시고 밖에 계셔도 네 이야기 들으시면서 기특해 하실 거야.”


다른 사람을 걱정해 주고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이 들어 있어서일까요? 아들이 사온 복숭아는 그 무엇보다도 달고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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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카페도헤이 | 작성시간 13.07.17 복숭아는 아니지만 저두 저녁무렵 집으로 귀가 할때 비오는 날 인데도 길가에서 봉고차 안에서 전기구위 통닭을 파는 할아버지를 보고 두마리 사들고 와서 집사람하고 배터지게 먹은적이 있습니다 ㅎㅎㅎ 헌데 이상하게도 그때 먹음 통닭이 그리도 맛나더라구요 하하하하하 선한 마음으로 행하는 모든 일들은 우리가 모르는 좋은 맛을 내는 비법인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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