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싸움 그만 하세요
저는 15살, 중학교 2학년 여자 아이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다른 집보다 부부싸움이 잦았습니다.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늘 있는 일인데도, 좀 평안한 생활이 이어지는가 싶을 때마다 터지는 부모님의 싸움 때문에 마음에 큰 상처를 받곤 합니다. 두 분은 주로 돈 문제로 싸우십니다.
아버지는 약속, 신용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기시는 편이고 어머니는 구속을 싫어하십니다. 화가 난 아버지는 물건을 집어던지고 깨뜨려서 풀곤 합니다.
지난해, 부모님은 아파트 계약문제로 싸우시더니 어머니는 새벽에 집을 나가셨고, 아버지는 유리 조각과 밥상이 깨진 조각이 널린 거실 한가운데에 이불을 깔고 주무셨습니다. 저는 큰방 안에 혼자 있다는 게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물건이 던져지고 부셔질 때마다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고 울음소리만 크게 들려왔습니다. 사람 몸에서 나는 소리가 그렇게 크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그 새벽이 얼마나 긴지, 몸속에 눈물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았습니다. 그때 외로움과 슬픔에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번은 두 분이 너무 크게 싸워서, 오빠가 어머니 품에 안겨 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늠름해 보이던 오빠가 그날은 얼마나 작아보이던지, 나까지 울면 엄마가 너무 힘들어 할 것 같아서 이 악물고 참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도 사소한문제로 싸우신 부모님.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낼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오늘 밤이, 평소 보다 왜 이렇게 추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싸우시는 것보다 혹시나 헤어지실까 두렵습니다. 좋을 땐 그 누구보다도 다정하신 두 분인데, 싸우실 땐 왜 그렇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