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의 외침
지난 일요일 볼 일이 있어 전주에 갔습니다. 마침 전주 마라톤 대회를 하고 있더군요. 마라 톤 풀코스 42.195km를 뛴다는 것,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저도 네 번 참가해서 완주한 경험이 있는데 그 날의 경험들은 삶을 살아가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단지 완주했기 때문이 아니라 순간순간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경기는 제가 직접 참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서 있는 지점이 출발지점에서 약 32km정도 떨어진 거리여서 그 위치를 뛰는 사람들이 한계상황에 다다라 힘들어 한다는 건 알 수 있었지요. 달리는 주자들의 헐떡거림도 유난히 크게 들려왔습니다. 도로가 교통이 통제된 상황이라 주변이 조용해 더욱 그랬습니다.
간간히 응원의 목소리와 박수 소리만 들릴 뿐, 대회장 치고는 고요하기까지 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바로 그때 삼십 대 중반의 아주머니 한 분의 외마디가 들렸습니다.
“여보~사랑해!”
그 외침소리가 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과 아내의 진심 어린 말 한마디에 힘을 얻은 남편. 제 마음까지 뭉클하고 찡해지더군요. 감동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듣는 격려의 말 한마디, 사랑의 말 한마디가 우리네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요. 사랑의 말, 자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을 하는 당신은 풍요로운 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
좋은님 / 전북 익산시 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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