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들은 생두와 그에 적합한 로스팅, 분쇄정도, 추출방법, 물, 온도 등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가장 맛있었고 또 인상적이었던 커피가 어떤 커피였는지... 그것을 언제 어디에서 맛보았는지를 묻는다면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맛이란 감각에 관한 것이기에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커피를 미각과 감성이 어우러져 느끼는 총체적인 무언가라고 가정한다면 그때의 커피 맛은 착각이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 커피 맛이라는 것은 미각으로 느끼는 맛과 후각으로 인지되는 향기, 그 외에도 정서적인 요소들이 더해진 것이라 정의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커피를 종이컵으로 마시거나 기분 나쁜 사람과 함께 하면 아무리 좋은 커피라도 맛이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스타벅스 역시 커피를 파는 곳이라기보다는 문화를 파는 곳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내 생각엔 커피 맛에 있어서 미각과 후각을 기쁘게 하는 기본이 갖춰져 있을 때, 문화 정서적인 요소가 그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커피 맛의 기본에 대한 배려도 없이 마케팅으로 문화정서적인 요소만을 앞세우는 많은 커피들에 우울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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