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남 : 그녀의 계모는 항상 그녀를 구박하고 못살게 굴었죠. 하지만 보잘 것 없는 저는 그저 멀리서 지켜만 볼 뿐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저는 언젠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리라 다짐하고 열심히 돈을 모으기 시작했죠.
궁전에서 말을 키우는 모두가 힘들어 하는 그 일도 마다하지 않았어요. 그녀만 생각하면 정말로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행복했죠.
그러던 어느 날, 말을 타러 오신 왕자님을 보고 저는 무척이나 놀랐어요. 왕자님의 얼굴이 저와 꼭 닮은게 아니겠어요? 왕자님은 보잘 것 없는 녀석과 닮아 기분이 나쁘다며 말을 거칠게 몰았고 놀란 말은 왕자님을 바닥에 떨어뜨렸어요. 왕자님은 말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며 궁전에서 썩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왕자의 다리에 매달려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어요. '이대로 일자리를 빼앗긴다면 그녀가 계모의 학대를 받는 시간도 더 길어질거야!' 이런 생각을 생각을 하니 눈앞이 아찔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왕자님께서 미소를 짓더니 한가지 제안을 했어요.
왕자 : "나와 얼굴이 닮았다는걸 잘 이용하면 좋을 것 같군. 하기 싫은 일들은 모두 너에게 시키면 좋을 것 같구나. 우선 나 대신 오늘밤 무도회에 나가거라. 난 그런 무도회는 딱 질색이거든."
불쌍남 : 그리 나쁜 제안 같진 않았어요. 만약 임금님에게 발각되기라도 하는 날이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만한 엄청난 일이었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무도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났을 때 저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죠. 그녀는 바로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신데렐라였기 때문이에요. 저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가 춤을 추자고 말했죠. 그녀는 부끄러운지 제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어요. 저는 춤을 추고 나서 사실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동안 사랑했었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무슨 일인지 그녀는 춤을 추다 말고 갑자기 밖으로 뛰어 나가 버렸어요. 곧바로 그녀를 뒤쫓았지만 그녀가 남기고 간 유리구두만이 덩그라니 계단에 놓여 있었죠. 그녀의 유리구두를 집어들고 멍하니 서 있을 때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요.
왕자 : "저 예쁜 아가씨는 누구냐?"
불쌍남 : "옆집에 사는 아가씨이옵니다."
왕자 : "저 아가씨가 너를 알아보더냐?"
불쌍남 : "말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급히 가버렸습니다."
왕자 : "하하하! 그 유리구두를 나에게 주어라."
불쌍남 : "아니 무엇 때문에 그러시는지요?"
왕자 : "하하하! 저 아가씨가 내 맘에 든다."
불쌍남 : 저는 아무 말 없이 유리구두를 왕자님께 건네 주었죠. 사랑하는 그녀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얼마 후 그녀는 왕자님과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고 저는 마굿간에 앉아 한참을 울어야 했습니다. 그녀만 행복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녀는 이제 행복할 수 있을텐데... 왜 자꾸만 눈물이 흐를까요? 누가 제게 위로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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