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배나무와 면장/이상국
강선리 사람치고
은직이 아저씨네 돌배 안 따 먹고 큰 사람 있으면 나와봐라
걸립패 상쇠 놀고
상여머리 선소리 청승맞던
은직이 아저씨 들일 나가면
물매질하고 장대로 털어 먹던
그 사근사근하고 달착지근한 맛
모르는 사람 없었지
깨밭 다 망친다고
이악쟁이 할멈 '베락이 맞을 놈들'이라고 쫓아오면
꽁지가 빠지게 달아나다가도
다시 모여들던 나무 밑
그 아저씨 자식 하나 못 남긴 채 돌아가고
그 큰 돌배나무 작년에 없어졌다
칠성이 어머니가 그러는데
'면장질 하던 눔'이 우물 파준다며
즈이 집 치장하려고 뿌리째 캐갔단다
참 더러운 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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