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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문학의 창

수평 / 문태준

작성자Jeff Lee|작성시간22.08.07|조회수26 목록 댓글 0

수평 / 문태준

 

단 하나의 잠자리가 내 눈앞에 내려앉는다

염주알 같은 눈으로 나를 보면서

투명한 두 날개를 수평으로 펼쳤다

좌우가 미동조차 없다

물 위에 뜬 머구리밥 같다

나는 생각의 고개를 돌려 좌우를 보는데

가문 날 땅벌레가 봉긋이 지어놓은 땅구멍도 보고

마당을 점점 덮어오는 잡풀의 억센 손도 더듬어보는데

내 생각이 좌우로 두리번거려 흔들리는 동안에도

잠자리는 여전히 고요한 수평이다

한 마리 잠자리가 만들어놓은 이 수평 앞에

내가 세워놓았던 수 많은 좌우의 병풍들이 쓰러진다

하늘은 이렇게 무서운 수평을 길러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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