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작년 연말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다 깡통에 담긴 튤립을 2개 구입했었습니다.
깡통을 영상 5~10도 온도의 냉장고에서 8주간 냉처리 (저온 저장)을 한 다음 올해 3월7일에 깡통 뚜껑을 따서 구근을 꺼내 화분에 심었는데, 4월초에 꽃을 피우고, 이 후에 꽃도 지고 잎도 누렇게 변하면서 완전히 마르더군요.
요 상태에서 물을 끊어 화분의 흙(나리 상토)을 약 3주간 바싹 말리고, 구근을 캐내어 상태를 살펴 봤는데... 구근이 쪼그라들었더군요. 한 넘 (Estella Rijnveld)은 크기가 대폭 줄었고, 또 한 넘(Bleu Aimable)은 구근이 작아지면서 마치 마늘쫑처럼 작은 구근 4개로 나뉘었습니다. 생김새가 꼭 마늘을 닮았는데 표면이 윤기가 나고 해서 상태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구근을 캐어 방치했다가 오늘 드디어 살균제(캡탄 수화제)로 살균 처리하고,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매달아 놨습니다.
(방법이 맞는 지 모르겠으나) 올 가을께 화분에 다시 심어서 구근 비대를 좀 시키고, 겨울에 다시 구근을 캐내어 냉장고에서 8~10주 정도 냉처리한 다음, 내년 봄에 다시 심어볼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3월7일에 찍은 것입니다. 집의 냉장고에서 약 8주간 보관하여 냉처리된 튤립 깡통을 3월7일 개봉했습니다.
알루미늄 깡통 속에는 만두만한 튤립 구근과 질석(버미큐라이트)이 적은 양 담겨 있더군요. 깡통 바닥엔 화분 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고 구멍은 통기성/통수성이 좋은 두터운 섬유(마치 담배 필터 재질 같음)으로 막혀 있어 여기에 질석을 담고 그 위에 튤립 구근을 얹혀 물만 주어 튤립을 재배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3월27일 촬영한 건데, Bleu Aimable 입니다.
깡통 표면에 파란색 튤립이 인쇄되어 있어서 파란색 꽃이 필 줄 알았는데 빨강색 입니다. ㅠㅠ
Rijnveld는 4월초에 분홍빛 꽃을 피웠습니다. 잎사귀가 아주 기다랗게 자라기만 해서 꽃 피우긴 틀렸나 보다 했는데 뒤늦게 두 잎사귀 가운데에서 꽃대가 올라오면서 연분홍 꽃을 피우더군요.
꽃도 일찌감치 지고, 1달 정도 지나니 잎사귀도 누렇게 변하면서 시들더군요. 이 후 약 2~3주간 물을 끊어 화분의 흙(나리 상토)을 충분히 말린 다음 상토를 걷어 내어 구근을 캐냈습니다. 아래 사진은 Bleu Aimable입니다. 봄에 심었던 구근은 한 덩어리였는데, 작은 구근 4개가 됐습니다. 마치 마늘같습니다.
요 넘은 마늘 한쪽 크기만하게 쪼그라들었습니다. (튤립 구근은 꽃을 피우고 나면 이렇게 쪼그라드는가 봅니다. 백합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드디어 구근 소독을 했습니다. 물 1리터에 캡탄수화제 (살균제) 5g을 타서 200배 희석액을 만들었습니다.
농약 봉지에 각종 경고문이 적혀 있어서, 마스크에 비닐장갑을 끼고 5g을 덜었습니다. 저울의 큰 눈금 하나가 10g 이고, 작은 눈금 하나가 5g 이라서 이 저울로 5g 을 정확히 다는 것은 어렵더군요. 그래서 대충 달았습니다. 작은 티스푼으로 3개 정도.
농약 탄 물 색깔이 허연 우윳빛입니다.
튤립 구근을 약 30분 담갔다가 꺼내서 물기를 잠시 말린다음, 양파망에 담았습니다.
어느 알뿌리든지 보관할 때는 그늘지고 시원하면서 통풍이 잘 드는 곳에 보관하라더군요. 아파트 실내에선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장소가 없기에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 쪽에 난 창틀에 매달았습니다.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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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kye9999 작성시간 10.05.30 꽃이 질때 비대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어떤 구근이던 꽃을 핀후에는 구근이 수축됩니다.
사람도 출산후 산후조리를 하듯이 꽃을 핀후 상당한 영양분이 필요합니다. 그레서 인제 백합 농장에서는 1년은 꽃 수확 1년은 구근 비대를 합니다. 결국 2년에 한차례 꽃 수확을 하는 것입니다. 그럼 지금 꽃 시세에 적자..... -
작성자과천거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5.30 아, 그렇군요.
옐로윈을 2 뿌리 키우고 있는데, 한 넘은 꽃이 2~3송이 정도 폈을 때 절화를 했고, 다른 한 넘은 6송이 다 피우고 인공수정까지 해 봤습니다. 요 상태로 잎사귀 누렇게 뜰 때까지 키워보고 구근을 캐서 크기를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
작성자우루사 작성시간 10.06.01 거사님의 꼼꼼한 튤립 재배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몰랐던 내용들이 많이 나와 무척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거사님의 세세한 관찰과 정리는 감탄할 수준이라...대단하시단 생각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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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花사랑 작성시간 10.06.01 창석이 행님께서 구근 비대 타이밍을 지적하셨군요. 거사님께선 아마도 구근 비대 타이밍을 놓치신듯...ㅠ 제가 요즘 꽃 키우기를 하다보니(물론 취미가 아닌 꽃 가꾸기) 게으름이 꽃 가꾸기의 가장 큰 적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꽃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이 올바르다 보진 않지만요. 인간은 모티브가 있어야 움직이는 동물인지라...펴도 그만 져도 그만...예전에 그랬었는데 실전은 다르더군요. 비약하자면 화훼 농사는 전쟁입니다. 게으름과 태만 때문에 모든 꽃을 전멸시킬 수 있다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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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과천거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6.02 ㅎㅎㅎ 실감나는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