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밭 속을 가더라도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 행적이
뒷사람의 길이 될지니
-------------------------
이는 서산대사 휴정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선시禪詩로 백범 김구의 좌우명이었다. 해방정국의 와중에서 백범이 어린 백기완한테 주었다는 명함판 사진의 여백에도 백범의 친필로 이 시가 쓰여져 있었다. 1970년대 초, 우리는 백범이 70세 때, 그 특유의 떨리는 손으로 쓴 이 시 휘호를 여러 장 복사해 나누어 가졌다. 나는 지금도 족자로 표구한 백범의 이 휘호를 간직하고 있다. 어찌 감히 백범을 따라갈 수야 있을까만, 적어도 그 가르침만은 잊고 싶지 않아서다. 과연 이 시는 백범이 좌우명으로 삼을 만큼, 사람이 가야 할 길에 대한 무서운 경책을 담고 있다.
감상
이 세상은 하나의 눈내린 산천과 같이 하얀 것
그러나 그속에서도 가야만 하는 길이 있어 그대의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것
그러나 그대가 만약 마음대로 걷는다면(방향이 없는 삶) 그대는 끝내 시궁창에 빠지리라.
그러나 또한 그대 뒤를 따르는 사람도 방향 감각이 없이 그 것이 길인 것 같아 찾아오면
또 구렁텅이에 빠뜨리리라.
우리 인생에도 여정이 있다.
불교에도 참다운 불법의 여정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참다운 길인지 아닌지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그대는 의미없는 삶을 살리라.
또한 그대의 도취에 빠져 지껄이는 한 마디 한 마디의 말과 행동은
후세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리라.
참다운 길을 아는 것은 바로 역사에 의한 진리의 공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