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정신의 복원을 기다리며
요즘 우리사회에서는 정신없이 내뱉는 말의 성찬으로 어지럽다.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중증자아병, 쉽게 얘기하면 자아균열 현상이 굉장히 강하다”고 이야기했다. 의학용어만 빌렸을 뿐, 결국 ‘대통령은 미쳤다’는 말이다. 무분별한 권위는 마땅히 청산되어야 하지만 있어야할 권위마져 쓰레기통으로 직행해야되는 것이라면 참으로 답답한 세상이다. 정치판에서만 그런것도 아니다. 어느 재벌그룹에서는 형제간에 다투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인상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인간이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조차 사라져 버린 이런식의 말들이 홍수처럼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막말을 하면 속이 시원하고 문제도 당장 해결되느냐고 묻고 싶다.
인도의 간디는 나라가 망할 때 나타나는 일곱징조를 말한 바 있다.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경제,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신앙'이 바로 그 일곱 가지 징조이다.
조선 오백년 동안 동방예의지국으로 명망높던 우리나라가 왜 이 지경에 이른 것인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계에서 무례와 부도덕이 횡행한다. 정치판은 어느 때보다 시끄럽고, 노동의 가치도 실종되었다. 소위 사회의 양심이라는 서단에서조차 부정과 잘못된 관행이 만연되어 있다. 특히 공모전은 자고나면 하나의 공모전이 생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이제 비판의 눈으로 바라보고 감시해야 할 때다. 일찍이 공자는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君君 臣臣父父 子子)'라고 했다. 공자와 퇴계가 만들어 놓은 전통을 이어받아 선비정신을 되살려 낼 때가 된 것이다. 유가사상은 2천 5백 년 전에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나 유교의 정수는 퇴계에 의해 매듭지어졌다.
오늘날 우리는 유교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유교의 정신에 대해서는 ‘글쎄요’라고 말한다. 잊고 살고 있다. 선비정신을 복원할 때 간디가 말한 일곱가지 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혼돈의 파고가 높을 때일수록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어떤 시대라도 진정한 혁신과 변화를 하려면 그 중심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 원칙을 유교문화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의 선비는 불의와 타협을 하지 않았고, 나라가 어지러울 때 솔선수범 하였다. 서단이 어렵다고 말한다. 이럴때일수록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가야 하는 게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