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塢坐月 달과 매화
翁照(淸) 옹조(청)
靜坐月明中 밝은 달 아래 고요히 앉아
孤吟破淸冷 나직이 시를 읊자 맑은 냉기 물결일고
隔溪老鶴來 시내 건너 늙은 학은 찾아와
踏碎梅花影 매화꽃 그림자를 밟아 부수네
지난 봄 仙巖寺의 만개한 매화꽃 그늘에서 눈시울을 붉힌 일이 있습니다. 일상이 너무 ‘건전해서’따분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지요.
그 날 이후 그리움 같은 향기는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세상을 지배하는 온갖 달착지근함을 잠재우고 있습니다.
이 봄, 그리움으로 또 다시 마음이 설레입니다. 우리네 외줄타기 삶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기다림과 만남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다림은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기다리지 않습니다. 정녕 봄이 기다림이라면, 그래서 봄은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은 깨어 있음입니다. 깨어 있지 않는 사람은 그리움이 없습니다. 옛 사람들이 저토록 매화를 노래한 까닭도 이 깨어 있음을 사랑한 때문은 아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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