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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조화]]구양수 「기러기(雁)」- 김홍도 <수변 군안도>

작성자松亭|작성시간15.01.19|조회수238 목록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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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수 「기러기(雁)」- 김홍도 <수변 군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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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풍이 불어오면 스스로 대열을 이루네
시를 가지고 점잖게 축하의 의미를 담은 그림은 또 있다. 기러기를 그린 단원 그림이다. 갈대숲에 기러기를 그린 노안도(蘆雁圖)는 늙어서(노) 평안하게(안) 지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 그림을 회갑 잔치의 축하용으로 흔히 주고받았다. 그래서 단원은 기러기를 그리면서 상투적인 방식을 내버렸다. 한 폭의 근사한 시의도로 포장한 것이다.


김득신 <노안도> 1838년 지본담채 27.8x21.0cm 국립중앙박물관


삼성미술관리움 소장의 <수변군안도(水邊群雁圖)>는 물가에 우뚝한 바위 하나 주변에 기러기 몇 마리가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우선 짙은 먹으로 바위 윤곽을 잡았고 이이서 옅은 먹으로 바위 면을 살리고 기러기도 그려 넣었다. 다시 짙은 먹으로 기러기 털에 액센트를 넣고 물풀도 몇 군데 새로 강조해 넣었다. 별 어려움 없이 쓱쓱 몇 번의 붓질로 물가에서 노니는 기러기 떼를 그려낸 솜씨가 수작은 아니지만 세컨더리 아이템으로는 볼만한 데가 있는 그림이 아닐 수 없다.

그림의 왼쪽에 큰 글씨로 시구를 적었다. 내용은 송나라 때 명문장으로 이름 높았던 구양수(歐陽脩 1007-10720)의 시가 「기러기(雁)」이다. 이 시는 구양수가 어느 때 학과 송골매 그리고 이 기러기를 소재로 읊은 7언절구 중 하나이다.

來時沙磧己冰霜 내시사적이빙상
飛過江南木葉黃 비과강남목엽황
水闊天低雲暗澹 수활천저운암담
朔風吹起自成行 삭풍취기자성행

올 때는 모래톱 이미 얼어붙었고
날아갈 때는 강남 나무들 누렇게 변했네
물 불고 하늘 낮으며 구름이 흐릿하고
삭풍이 불어오면 스스로 대열을 이루네

기러기는 겨울에는 따듯한 남쪽으로 날아가 북방의 한파를 피하고 여름이 되면 서늘한 북쪽을 찾는 철새이다. 구양수가 정계에 입문한 뒤 처음 보낸 임지는 수도인 개봉(지금의 변경) 보다는 북쪽인 낙양이었다. 여기서 그는 한가한 지방관의 여가를 틈타 문학적 재능을 꽃피웠으나 첫 번째 부인이 죽는 슬픔도 겪었다. 이 시가 언제 어느 때에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송나라 때부터 이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탁월한 구절(絶句)로 손꼽혔다.

단원은 생전에 많은 사대부들과도 교유가 있었다. 그중에는 정조의 총애를 받은 사검서관으로 유명했던 이덕무(李德懋 1741-1793)도 있었다. 이덕무의 아들이 기록한 글 가운데에는 1788년 즉 단원 44살 되던 해의 4월2일에 이덕무 부친의 칠순 생일이 되어 잔치를 벌인 모습이 기록돼 있다.

‘초2일 잔치를 벌이고 술을 마셨다. 이날은 공(이덕무)의 부친이 71세 되는 생신이었다. 술을 차리고 손님을 청해 함께 즐겼는데 친척과 벗들이 대부분 축수(祝壽)하는 시를 지었다. 이날 밤에 여러 손민들이 또 묵희(墨戱)를 즐겼다...술이 세 바퀴 돌자, 어떤 이는 축을 펼쳐 글씨를 쓰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잔뜩 취해 전을 엎기도 하고 어떤 이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도하고 어떤 이는 비틀비틀 춤을 추고 거문고와 피리 소리가 어울려 질탕한 가운데 술을 권하니 이것은 모두 청장관이 즐거워하는 것이고 여러 손님들이 어른 위해 축수하는 것이다.’(진준현 『단원 김홍도 연구』에서 인용)


김홍도 <수변군안도> 지본수묵 21x27cm 삼성미술관리움


이날의 이 거나한 모임에는 김홍도도 초대를 받았다. 그리고 축화(祝畵)를 그린 것으로 이덕무 아들은 묘사했다. 글 속에서 ‘단원이 일찍이 파초, 국화, 매죽, 수성(壽星)을 그리던 솜씨가 아니면 어찌 그 기쁨을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를 보면 그는 어떤 식으로 축하의 그림을 알 수 있는데 글에는 거기까지는 묘사가 돼있지 않다. 이것은 추측이다. 이날 잔치에 이덕무 형제, 그의 아들, 처남, 사위가 모두 참가한 이상 ‘절로 대오를 이뤘네(自成行)’라는 글귀가 든 기러기 시를 가지고 김홍도가 그림을 그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5.01.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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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三道軒정태수 | 작성시간 15.02.22 좋은자료 잘 보았습니다^^
  • 작성자달과같이 | 작성시간 15.11.23 소중한자료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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