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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고전

[삼국유사]<紀異 第二> 도화녀와 비형랑

작성자가원/佳園|작성시간07.07.22|조회수162 목록 댓글 0
 도화녀와 비형랑


     제25대 사륜왕의 시호는 진지대왕으로 성은 김씨이며 왕비는 기오공의 딸인 지도부인이다. 대건 8년(576년)에 왕위에 올라 나라를 다스린 지 4년만에 주색에 빠져 음란하고 정사가 어지러우므로 나라 사람들이 그를 폐위시켰다.


     이보다 앞서 사량부 어느 민가의 여인이 얼굴이 매우 아름다웠으므로 사람들이 도화랑이라고 불렀다.


     왕이 이 소문을 듣고 궁중에 불러와서 욕심을 채우고자 하니 여인이 말하기를 "여자가 지켜야 하는 일은 두 남자를 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는 것은 만승(萬乘)의 위엄으로도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 입니다."


     왕이 말하기를


     "너를 죽인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여인이 대답하기를


    "차라리 거리에서 죽음을 당하더라도 다른 마음을 가지는 것은 원치를 않습니다." 왕이 희롱으로 말하기를


     "네 남편이 없으면 되겠느냐?"


     "되겠습니다."


     하였다.


     왕은 그를 놓아 보내주었다.


     이 해에 왕이 폐위되고 죽었는데 2년 후에 도화랑의 남편도 죽었다.


     협순이 지난 어느 날 밤중에 홀연히 왕이 평시와 같이 여인의 방에 들어와 말하길

 

     "네가 옛날에 허락한 말이 있지 않느냐. 남편이 없으니 되겠느냐?"

 

      여인이 쉽게 하락치를 않고 부모에게 이 사실을 고하니 부모가 말하기를

 

      "임금의 말인데 어찌 피할 수 있겠느냐."


     하고 딸을 왕의 방에 들어가게 하였다. 왕이 7일동안 머물렀는데 늘 오색 구름이 집을 덮고 향기가 방안에 가득하였다. 7일후에는 왕의 자취가 홀연히 사라졌다. 여인은 이내 태기가 있어 달이 차매 해산을 하려 할 때에 천지가 진동을 하는 가운데 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을 비형이라고 하였다.

 

<서천. 이곳 어디엔가 귀교가 있었을 것이다>


     진평대왕은 그 이상한 소문을 듣고 아이를 궁중으로 데려다 길렀다. 나이가 15세가 되자 왕은 집사라는 벼슬을 주었다.


     비형은 밤마다 멀리 나가서 놀곤 하였는데, 왕이 용사 50명을 시켜 지키게 하였으나 번번히 월성을 날아 넘어서 서쪽 황천 언덕 위에 가서 귀신을 데리고 놀았다.


     용사들이 숲속에 매복하여서 엿보니 귀신들이 여러 절에서 울리는 새벽 종소리를 듣고 각각 헤어지매 비형랑도 또한 돌아가는 것이었다.


     용사들이 이 사실을 왕께 보고하였다. 왕이 비형에게 불러 묻기를 "네가 귀신의 무리를 이끌고 신원사의 북쪽 개천에 다리를놓아 보도록 하여라."

 

     비형은 칙명을 받들고 그 무리를 시켜 돌을 다듬어 하룻밤 사이에 큰 다리를 놓았다. 그래서 그 다리를 귀신다리(鬼橋)라고 한다.

 

 

<일정교터 교각. 귀교도 이렇게 생겼을까?>


     왕이 또 묻기를


     "귀신들 중에서 인간으로 출현하여 조정을 도울자가 없느냐?"

 

      "길달이란 자가 있사온데 가히 국정을 도울 만 합니다."

 

      "그러면 데리고 오도록 하여라."


     이튿날 비형이 길달을 데리고 와서 왕께 뵈니 집사라는 벼슬을 내렸다. 그는 과연 충직하기가 더할 나위 없었다. 이 때 각간 임종이 자식이 없었으므로 왕이 명령하여 그를 아들로 삼게 하엿다.


     임종은 길달에게 명하여 흥륜사 남쪽에 문루를 세우게 하였더니, 길달은 밤마다 그 문루에 가서 잤으므로 그문을 길달문이라고 하였다.


     어느 날 길달이 여우로 변하여 도망을 가니 비형이 귀신의 무리를 시켜 그를 잡아 죽였다. 그러므로 그 귀신의 무리들은 비형의 이름만 듣고도 두려워하며 달아났다. 당시의 사람들이 글을 지어 말하기를


     "성제의 혼이 아들을 낳았으니 여기가 비형랑의 집이다. 날고 뛰는 잡귀의 무리들은 이곳에 머물지 말아라."


     향속에 이 글을 붙여서 잡귀를 물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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