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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필

[가족]1남 4녀

작성자瑞香|작성시간04.04.12|조회수1,986 목록 댓글 2
아들 하나에 딸 넷......그 중에 난 서열로는 넷째.
딸로는 셋째다.
내 아래로 하나뿐이 막내여동생이 58년 개띠고
제일 큰 오라버니가 호랑이 띠..예순여섯인가...?
오늘 난
며칠 전에 맡긴 친정엄마의 영정사진을 찾으러 사진관을 갔었다.

근래에 반듯한 사진하나 찍어 놓은 것이 없어서
올해 육십이 된 큰 언니가 걱정을 하길래
우리 집에 사진첩을 다 뒤져보니
작년에 팔십오세 엄마 생신 날 우리집 거실에서 찍은 스넵사진이 있어서
그걸로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았더니,
요즘은 컴퓨터로 합성을 해서 한복도 입히고
웬만한 곳은 약간 수정도 해서 만들 수 있다기에
그렇게 하마 했더니 오늘 다 되었으니 찾으러 오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비가 오는 갑천변을 따라 가면서 괜스레 가슴이 울컥했다.
이렇게 좋은 봄 날에도 이젠 기력이 쇠잔해 지셔서
자리에만 누워계신 엄마.....그런
엄마 영정사진을 미리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사진관에 도착하여서 엄마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니
다른곳은 다 괜찮은데 입언저리가 마음에 안들었다.

틀니를 하시던 엄마가 그 사진을 찍을 무렵부터
볼에 살이 빠지시니 틀니가 잘 맞지 않아서
빼놓고 사진을 찍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세에 비해 고우신 엄마 모습은
양 볼이 훌쭉하니 합죽이 입모양으로 해서
좀 더 늙어보이셨던 것이다.

진작 고우실 때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 걸....

하기사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대학 1학년 때
그 무렵 엄마 사진도 찍어 놓았는데
요즘 보니 너무 젊어 보이셔서 ...
아들인 오라버니도 이제 정말 중늙은이가 되었는데
엄마의 그 모습을 영정으로 쓰긴 좀 그렇다는
큰언니의 의견이 있었던 것이다.

1남 4녀...
이 세상 살아가는데 아무 불편함이 없도록
참 잘 키워주시고 애써 가르쳐주신 엄마...

그런 엄마의 번듯한 사진한장 없어서
이러는 꼴이 마음 아픈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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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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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붓순이 | 작성시간 03.05.01 ggg 우리집 처럼 그 댁도 딸이 많네요^^
  • 작성자혜림 | 작성시간 03.05.01 영정을 준비하시는 마음....편하실리가 없겠군요....이래저래 맘 아프신 서향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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