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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한필

세작(細作)

작성자淨山/金柄憲|작성시간15.06.15|조회수945 목록 댓글 3

세작(細作)

 

신라는 661년 태종 무열왕 김춘추가 삼국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죽자 그의 아들 법민(法敏)이 왕위를 계승하니 문무왕(文武王:661~681)이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문무왕은 재위 21년 동안은 거의 백제 부흥군, 고구려 그리고 당나라와의 전쟁의 연속이었다.

 

문무왕은 즉위하던 해인 661년에 당나라가 소정방(蘇定方)으로 하여금 고구려를 침공하게 하는 한편, 김유신(金庾信)·김인문(金仁問) 등의 장군을 이끌고 당군(唐軍)의 고구려 공격에 호응하였다.

대동강을 통해 고구려의 평양성을 공격하던 소정방의 당군이 연개소문의 거센 저항으로 고전하자, 662년 김유신을 비롯한 9명의 장군으로 하여금 당군에게 군량까지 보급하도록 하였으나 소정방은 퇴각하고 만다.

문무왕은 666년 다시 고구려를 정벌하고자 당나라에 사신을 보내 군사를 요청하였으며, 드디어 667년 이세적(李世勣)이 이끄는 당군과 연합해 평양성을 공격하고자 했다.

이세적이 평양을 공격하기 위해 요동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문무왕은 손수 군사를 거느리고 한성주(漢城州:지금의 황해도 해주 지방)에 이르렀다.

 

이에 대한 삼국사기 기록이다.

 

건봉2(667), 대총관 영국공(英國公:李世勣)이 요동을 공격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한성주에 갔으며, 그곳에서 군사를 파견하여 국경에 집합하도록 하였다. 신라 군사가 단독으로 들어가서는 안 되겠기에 먼저 3회에 걸쳐 세작(細作)을 보내고, 배를 잇달아 보내 당 나라 군사의 상황을 알아보았다. 세작(細作)이 돌아와서 한결같이 당 나라 군사가 아직 평양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하였다.(至乾封二年, 聞大摠管英國公征遼東, 往漢城州, 遣兵集於界首. 新羅兵馬, 不可獨入, 先遣細作三度, 船相次發遣, 覘候大軍. 細作廻來竝云 大軍未到平壤.)<三國史記, 文武王 下>

 

우리나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에는 이렇게 세작(細作)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세작(細作)을 풀이하면 세()는 미()나 잠()과 유사한 의미의 한자로 몰래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은 행()이요, 활동(活動)이며 진행(進行)이란 뜻의 한자이다. 따라서 세작(細作)몰래 하는 활동이니 정탐(偵探)이고 간첩(間諜)이다.

 

그런데, 이 세작(細作)이란 한자는 당나라 때 처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춘추좌전(春秋左傳)> 선공(宣公) 8년조에는 ()나라 사람이 진()의 첩자(諜者)를 잡았다.(晉人獲秦諜)”라는 기록이 나오는데, ()의 육덕명(陸德明)은 이에 대해()은 간()이란 뜻이니, 지금의 세작(細作)이다.”고 하였다.

 

당의 공영달(孔穎達)은 세작(細作)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병서(兵書)에는 반간(反間)의 법이 있는데, 거짓으로 적국의 사람이 되어서 그 군중에 들어가 빈틈을 살펴서 자기편에 알리는 것을 군령(軍令)에서는 세작인(細作人)이라 한다.”고 하였다.(兵書有反間之法, 謂詐爲敵國之人, 入其軍中, 伺侯間隙以反告己, 軍令謂之細作人也.)

 

그러고 보면 간(), 반간(反間), (), 간첩(間諜), 세작(細作)이 모두 같은 뜻의 한자이다. 영어로는 ‘spy’가 여기에 해당할 것 같다. 그러니 작금에 세작(細作)으로 지목된 정치인들은 화가 날 법도 하다.

 

아무튼, 문무왕은 평양성 공격을 위해 우선 고구려의 칠중성을 공격하여 길을 열어 놓고, 당 나라 군대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하였으나 이세적은 끝내 평양성에 오지 않고 말고삐를 돌렸다. 667년에 있었던 고구려 공격은 결국 미수에 그친 것이다.

그리고 668, 당군이 신성(新城:지금의 撫順)·부여성(扶餘城) 등 여러 성을 차례로 공격해 쳐부수고 압록강을 건너 평양성을 포위, 공격하자 문무왕도 6월 김유신·김인문·김흠순(金欽純) 등이 이끄는 신라군을 당나라 진영에 파견해 당군과 함께 평양성을 공격하여 9월 보장왕(寶臧王)으로부터 항복을 받음으로써 B.C. 37년 해모수의 아들인 동명왕(東明王)에 의해 건국된 700여 년 역사의 고구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2015. 6. 15

 

淨山/金柄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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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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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霓苑(예원) | 작성시간 15.06.15 細作의 깊은뜻 잘 읽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 하시구요 ^^
  • 답댓글 작성자淨山/金柄憲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6.15 감사합니다. 예원 선생님~
  • 작성자三道軒정태수 | 작성시간 15.06.16 좋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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