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정산한필

[국악] 뜻을 알고 듣는 민요 (1) 창부타령 - 이춘희 양금석

작성자淨山/金柄憲|작성시간15.02.21|조회수834 목록 댓글 2

*** 민요를 듣다가 가사를 잘 이해할 수 없어서 하나 하나 뜻을 풀어보았습니다. 

그냥 들어보기도 하고, 뜻을 충분히 알고 난 다음에 다시 한 번 들어보세요. 

아마도 느낌이 상당히 다를 겁니다.*** 

 

 

창부타령 - 이춘희 양금석 / 듣기(http://www.youtube.com/watch?v=azXmnKxZ3TQ)

창부(倡夫)’는 무당의 남편이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창부굿에서 불러지던 무가(巫歌)가 후에 경기민요 소리꾼들에 의해 통속민요로 발전

 

아니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명년(明年) 삼월(三月) 오시마더니

명년이 한()이 없고

삼월도 무궁(無窮)하다.

 

명년 삼월이면 오신다더니

명년도 한이 없고 삼월도 끝이 없다.

 

양류청(楊柳靑) 양류황(楊柳黃)

청황변색(靑黃變色)이 몇 번이며

옥창앵도(玉窓櫻桃) 붉었으니

화개화락(花開花落)이 얼마인고

 

양류(楊柳:버드나무)는 푸르고 누렇게 되어

청황으로 색이 변하기를 몇 번이며

창문 앞 앵도가 붉었으니

꽃이 피고 꽃이 진 것이 얼마인고

 

한단침(邯鄲枕) 빌어다가

장주호접(莊周胡蝶)이 잠깐 되어

몽중상봉(夢中相逢) 하쟀더니

 

한단의 꿈 빌어다가

잠시 장주(莊周:莊子)의 나비가 되어

꿈속에서라도 만나자 하였더니

 

***한단침 : 한단지몽(邯鄲之夢). 한단(邯鄲:중국의 지명)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과 영화(榮華)의 헛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장주호접(莊周胡蝶) :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기는데, 나비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비인지 분간하지 못했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장주지몽(莊周之夢), 호접지몽(胡蝶之夢) 등으로 많이 쓰인다.

 

장장춘(長長春) 단단야(短短夜)

전전반측(輾轉反側) 잠 못 이뤄

몽불성(夢不成)을 어이 하리

 

길고 긴 봄날 짧고 짧은 밤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이뤄

꿈을 꾸지 못하니 어이 하리

 

얼씨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아니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일 년 삼백 육십일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절(四時節)인데

꽃 피고 잎이 나면

화조월석(花朝月夕) 춘절(春節)이요

 

일년 삼백 육십일은

춘하추동 사계절인데 꽃 피고 잎이 나면

아침에 꽃 피고 저녁에 달뜨는 봄이요

 

사월남풍(四月南風) 대맥황(大麥黃)

녹음방초(綠陰芳草) 하절(夏節)이라

 

사월 남풍(南風:여름 바람)에 보리가 누렇게 변하면

녹음방초 우거지는 여름이라

 

금풍(金風)이 소슬(蕭瑟)하여

사벽충황(四壁蟲蝗) 슬피 울면

구추단풍(九秋丹楓) 추절(秋節)이요

 

금풍(金風:가을바람)이 소슬하여

사방 벽에서 벌레가 슬피 울면

구월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요

 

***금풍(金風) : ()은 오행(五行)에서 서쪽을 나타내면서 가을을 뜻한다.

 

백설(白雪)이 분분(紛紛)하여

천산(千山)에 조비절(鳥飛絶)이요

만경(萬徑)에 인종멸(人蹤滅)하면

창송녹죽(蒼松綠竹) 동절(冬節)이라

 

흰 눈이 어지러이 날려

온산에 날던 새 끊어지고

수많은 길에 인적이 끊어지면

푸른 솔과 푸른 대만 남은 겨울이라

 

***천산조비절(千山鳥飛絶), 만경인종멸(萬徑人蹤滅)은 당송(唐宋) 8대가 중의 한사람인 유종원(柳宗元)의 시에 나온다.

천산조비절(千山鳥飛絶) 온산에 날던 새 끊어지고

만경인종멸(萬徑人蹤滅) 수많은 길에는 인적이 끊어졌네.

고주사립옹(孤舟簑笠翁) 외로운 배에 도롱이 쓴 노인은

독조한강설(獨釣寒江雪) 홀로 눈내린 차가운 강에 낚시 드리운다.

 

인간칠십(人間七十) 고래희(古來稀)

무정세월(無情歲月) 약류파(若流波)

사시풍경(四時風景) 좋은 시절

아니 놀고 어이하리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문 일인데

무정한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구나

사시풍경 좋은 시절 아니 놀고 어이 하리

 

***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 ()의 시인 두보(杜甫)곡강(曲江)’에 나오는 것으로 이 구절에서 나이 70을 고희(古稀)라 한다.

 

얼씨구나 절씨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2015. 2. 21

 

淨山/金柄憲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三道軒정태수 | 작성시간 15.02.22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淨山/金柄憲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2.22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