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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중섭거리

작성자올레농장(김경철)|작성시간18.08.05|조회수237 목록 댓글 2






이중섭의 서귀포 시대는 불과 11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개의 대표작을 남기고 있다. 서귀포로 피난을 와 얼마 되지 않아 그린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의 풍경화들은 인상주의 화풍의 평범한 그림으로서 이후 통영 시대의 풍경화의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서귀포에서 자주 대했던 섬·게·물고기·아이들·귤이라는 소재는 이후 이중섭의 유화나 담배를 싼 종이에 그린 은지화에 자주 등장하면서 이중섭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되었다.특히 이중섭의 서귀포 시대의 소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게였다. 배가 고파 게를 많이 잡아 먹다보니, 그것이 미안하여 게를 그리게 되었다는 화가의 말은 곧, 게를 관찰 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음을 의미한다. 제주도를 떠난 이후 그린 「그리운 제주도 풍경」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게의 모습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가장 활력 있는 소재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중섭이 가족의 사랑을 더욱 심도 있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마지막 행복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던 서귀포 시대가 있었기 때문이다.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다·아이들·게·물고기 등의 소재들은 은지화에서도 하나가 되어 서로 뒤엉켜 있다. 서귀포에서 더욱 친숙해진 이 소재들은 이중섭 그림의 강한 모티브로서 작용했다. 결국 이중섭은 서귀포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생애 최고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서귀포 시대와 관련한 이중섭의 그림들은 따뜻하고, 해학적이고, 즐겁고, 포근한 사랑으로 표현됐다. 이중섭의 작품 중에서 서귀포 시대와 그 이후의 그림들이 전쟁이라는 현실에서 멀리 떨어진 이상세계로 보이는 것은 아마도 전쟁 기임에도 불구하고 서귀포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또 이중섭은 서귀포 시대에 초상화 4점을 그렸다. 이 초상화의 주인공들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이웃 주민 세 사람과 집주인 송태주다. 이중섭은 원산에 있을 때 어머니가 그려달라고 해도 다음으로 미루었을 정도로 초상화 그리는 것을 꺼려했다. 그러나 이중섭은 이웃 주민과 집주인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마당에 쌓아 놓은 땔감 위에 전쟁터에서 사망한 세 사람의 증명사진을 올려놓고 초상화를 그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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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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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하하하(구복연) | 작성시간 18.08.06 글 내용중 섶섬이 새연교 같군요~.
    자세한 정보로 이중섭의 그림들을 다시 뜨올려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올레농장(김경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8.0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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