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지지 않을 것을 위해 사십시오
2026년 6월 14일 주일설교
고린도전서 13장
교회당 없이 살아가는 법
“이것도 버릴까? 이것까지 버릴까? 이것까지 버려야 하나?”
이사를 하며 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들입니다. 그래 아파트에 가서는 쓰지 않을 것부터 버렸습니다. 1년 이상 쓰지 않는 것들도 버렸습니다. 두 개가 있는 것도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이삿짐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고민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중의 대표적인 것이 설교모음집이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제 설교를 철해 놓았었습니다. 저는 여주에서의 10년 설교만 가져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 설교도 모두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설교집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다음 이사 갈 때는 지금의 짐도 반으로 줄 것 같습니다. 그때는 지금 있는 설교집도 반으로 줄 것입니다.
짐뿐이겠습니까? 사람관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이 일을 해왔습니다. 그래 지금 제 카톡의 친구들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제 설교를 보내는 분도 자연스럽게 반으로 줄어들었고요.
저절로 그렇게 된 것도 있습니다. 교회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교회도 반으로 준 것 같습니다. 꼭 있어야 할 교회만 남은 것 같습니다. 이제 한 번 더 전염병이 오면 여기에서 반으로 줄 것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교회만 남게 될테니까요.
1990년대 저는 한 선교회 간사로 있었습니다. 그곳은 농어촌 교회를 돕는 곳이었습니다. 그때의 한국교회의 목표는 마을마다 교회당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선교회는 그 최전방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교회당만 있는 교회가 허다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이제 교회당 없이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할지도 모릅니다.
교회는 당신의 피난처가 결코 아닙니다
그때 유대인들에게 성전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성전이 곧 하나님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과 돈을 바꿔주는 사람들을 채찍으로 내쫓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또 그런 성전은 무너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4:2입니다.
"너희는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지 않느냐?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그때 그 성전은 영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전이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가 예수님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것 역시 영원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성전도 교회도 우상이 되어갔습니다. 그래 그런 성전은 그리고 교회는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큰 교회당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오래된 교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것을 평생 보고자란 사람들에게 성전과 교회는 더욱 사라져야 할 대상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예수님을 보입니다.
진하게 물든 그곳을 보며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저는 교회가 보였습니다. 사람의 욕망이 보였습니다. 성공과 기득권을 축복으로 둔갑시키는 대형교회 시스템과 그 화려함 속에 하나님은 그곳에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건물로서의 교회당에 모여 안도감을 느끼는 종교 생활을 멈추십시오. 이제는 당신의 골방에서, 그리고 당신의 발붙인 삶의 현장에서 스스로 없어지지 않을 참된 교회가 되어 살아가십시오.
성전이라는 우상 속에 안전하게 숨어있다고 착각할 때, 하나님은 고라 일당의 발밑을 가르셨던 것처럼 이제 당신에게도 그렇게 하실지도 모릅니다. 민수기 16:31-33입니다.
그가 이 모든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이 딛고 선 땅바닥이 갈라지고, 땅이 그 입을 벌려, 그들과 그들의 집안과 고라를 따르던 모든 사람과 그들의 모든 소유를 삼켜 버렸다. 그리고 그들과 합세한 모든 사람도 산 채로 스올로 내려갔고, 땅은 그들을 덮어 버렸다. 그들은 이렇게 회중 가운데서 사라졌다.
교회는,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없어지지 않을 것을 위해 사십시오
오늘 말씀은 고린도전서 13장입니다. 사랑장입니다. 이제 상반부입니다.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내 모든 소유를 나누어줄지라도, 내가 자랑삼아 내 몸을 넘겨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
‘사랑이 없으면’이라고 제목을 붙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나머지는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것은 예수님이 빠진 교회와 같습니다. 구원 받지 못한 믿음과 같습니다. 결국 사랑 없이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이제 중반부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그 사랑은 이런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사랑입니다. 이런 것들을 실천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믿음의 사람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결코 교회교 신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제 하반부입니다. 결론입니다.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언도 사라지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사라집니다.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합니다. 그러나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인 것은 사라집니다. 내가 어릴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거울로 영상을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마는,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마는, 그 때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 것과 같이, 내가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여기에 오늘 설교제목인 ‘없어지지 않을 것을 위해 사십시오’가 들어 있습니다.
은사가 나옵니다. 예언, 방언 그리고 지식의 은사가 그것입니다. 이것들은 그때도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은사를 행하는 사람들을 사람들은 우러러 보았을 것입니다.
지금도 이런 은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들이 부분적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희미한 것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어린아이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없어질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은사에 올인하는 것이 그때도, 지금도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없어질 은사에 관심을 끄십시오. 그런 없어질 교회에 올인하지 마십시오. 은사가 하나님이 아닙니다. 교회가 예수님이 아닙니다.
이제 예언도 사라집니다. 방언도 그칩니다. 지식도 사라집니다. 교회당도, 당신의 이름도 그리고 당신이 자랑하던 직분도, 명성도, 업적도 다 사라질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가지고 갈 수 있는 것도 결국 사랑뿐입니다.
없어지지 않을 것을 위해 사십시오. 사랑을 위해 사십시오.
에필로그
평생을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복음을 전하며 헌신했던 한 늙은 선교사님이 계셨습니다. 은퇴를 하여 고국으로 돌아오는 낡은 배 안에서, 선교사님은 평생 동안 자신이 기록했던 사역 일지와 수많은 설교 노트, 그리고 현지인들과 찍은 사진들이 가득 담긴 무거운 상자를 바라보았습니다. 그것은 그의 평생의 명성이자, 업적이자, 훈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고국에 도착했을 때, 마중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같은 배를 타고 온 어느 정치가에게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와 환호하고 꽃다발을 던졌지만, 평생을 바쳐 헌신한 늙은 선교사의 손에는 무거운 짐상자뿐이었습니다.
그날 밤, 선교사님은 쓸쓸히 골방에 엎드려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하나님, 평생을 바쳤는데 제게 남은 것은 이 낡은 짐상자뿐입니까?"
그때 마음속에 주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아직 고향에 도착하지 않았다. 네가 그곳에 올 때, 그 무거운 짐 상자는 두고 와야 한단다. 내가 네게 보고 싶은 것은 네가 남긴 업적의 상자가 아니라, 네 마음에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뿐이다."
선교사님은 눈물을 흘리며 평생의 업적이 담긴 상자를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남은여생을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그저 만나는 이들을 조용히 사랑하는 일에만 바쳤습니다.
언젠가 당신도 이 땅의 모든 이삿짐을 내려놓고 주님 앞에 단독자로 서게 될 것입니다. 그때 주님은 당신 교회의 크기를 묻지 않으실 것입니다. 당신이 가졌던 직분과 은사를 보지 않으실 것입니다.
주님이 당신에게 찾으시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결코 없어지지 않을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그것만 보실 것입니다. 그것만이 남을 것입니다.
오늘 당신에게 그것은 무엇입니까? 오늘 그것을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