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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아무래도 오늘은 그 포장마차에 들려야겠습니다 / 수봉 배달메
혹시 이 가을저녁
하늘에서도 나무들의 저 숙연한 모습 보이나요
있잖아요 독야청청할 것 같던 그 감나무,
같이 심었던 그 감나무
그 나뭇잎들마져 얼굴에 저녁노을 바른 채 그런 모습입니다
알고보니 저 세상에 갈 날 앞두고
그 모두 참회록을 쓰고 있네요
그리고는 눈 감으며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습니다
나무들, 나뭇잎들이
전지전능하신 이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 그들도 사람들처럼
"좋은 곳에 보내 달라"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 그들도 한결같이,
일장춘몽 이슬같은 삶 아쉬워 하고 있습니다
얼음바람한테 목덜미 잡히고 내박침 당하며 말입니다
그대여, 아무래도 오늘은
북서풍이 넥타이에서 그네 타던 그 포장마차에 들려야겠습니다
옛생각 안주삼아
술이 술을 먹을 때까지 진탕 혼술 해야겠습니다
그대와 웨딩 마치 들으며 걷던 결혼일 오늘은
더 잠 못이룰테니요.
2016. 9/24
*후배의 심정을 소재삼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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