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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

노년기 관계 맺기와 행복

작성자아름다운 그녀(서울)|작성시간20.03.10|조회수314 목록 댓글 3


노년기 관계 맺기와 행복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김민희 교수

필자가 만난 한 80대 어르신은 지방도시에서 태어나 10대와 20대의 몇 년간을 제외하고는 인생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사셨다. 친척들,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창들, 그리고 직장 생활을 함께 했던 동료들 대부분이 그곳에 있지만, 어르신의 자녀들은 모두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몇 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로는 주변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며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 자녀들은 아버지가 자녀들 가까이 와서 살기를 권했지만, 어르신은 당신의 건강이 괜찮은 한 친구들이 있고 자신에게 익숙한 그곳에 살기를 원하신다. 어르신은 친구들과 매일 바둑을두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을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하신다. 물론 가끔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들 때는 자녀들과함께 살았으면 하는 마음도 들지만, 지금 낯선 서울로 간다면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엄두를 낼 수가 없다고 하셨다.

이 어르신과 유사한 사례를 우리는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노년기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관계에서의 외로움


노인이 되면 삶의 모든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데, 사회적 관계 영역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예를 들어 은퇴, 사별, 자녀의 독립 등으로 인해 사회적 관계망의 크기가 감소하고, 멀리 떨어져 사는 혹은 생활이 바쁜 자녀들과 만나는 횟수는 줄어드는 반면 친구관계는 더 중요해진다. 친구가 있다는 것은 노년기의 긍정적 정서와 삶의 만족의 강력한 예언변인이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여가활동 때문에 대부분의 노인들은 친구와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즐겁다고 이야기한다. 연구에 의하면, 노년기에 좋은 사회적 관계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신체적, 경제적 요소만큼 노인들의 행복감에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적지 않은 수의 노인들이 부부관계나 자녀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혹은 새로운 환경에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렵다고 느낀다. 특히 위의 사례에서처럼 사별 후 홀로 살거나, 살던 곳을 떠나 이사를 하거나, 혹은 건강 문제로 요양시설 등에 입소한 경우에는 새로운 관계를 맺고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만 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사람들과 친밀해지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신체적 기능 저하와 만성 질병 등 신체적인 문제들과 경제적 어려움이 노년기 삶의 질에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관계에서의 어려움과 외로움은 노년기 정신 건강을 위협한다. 노년기에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고 있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는데, 이것은 노년기 우울이나 자살의 위험 요인이다. 그렇다면 노년기에 좋은 사회적 관계망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어야


위 사례의 어르신처럼 노인들은 익숙한 장소에 머무르기를 원한다. ‘노년기에 어디에서 사는 것이 삶의 질과 행복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신이 살던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기(aging in place)’라고 답한다. 새로운 장소로 옮겨가는 것보다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내는 노인들이 노년기에 더 잘 적응한다. 하지만 익숙한 곳을 떠나 이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은 자녀들과 가까이 살기 위해서이거나 혹은 요양시설에 입소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자기가 살던 곳에서의 생활과 많이 달라질수록 노인들은 적응하기가 더 힘들어진다.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는 전 세계적으로 노인복지, 노인 돌봄의 중요한 이슈가 됐다. 이에 우리 정부도 노인들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커뮤니티 케어)’를 추진하고 있는데, 2025년까지 커뮤니티 케어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6년 후인 2026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와 지역사회는 노인들이 양질의 의료, 요양 서비스 뿐 아니라 좋은 사회적 관계망을 가짐으로써 행복감과 심리적 안녕감을 느낄 수 있는 고령친화적 사회를 확립해야 하고, 또한 노인들 스스로도 긍정적인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년기에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 뿐 아니라 긍정적 정서를 느끼고 사회적 지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금부터라도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를 투자할 필요가 있다.

 노년기에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


출처    <노인장기요양보험 웹진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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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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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성자 | 작성시간 20.03.11 꼭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 작성자젤라(서울) | 작성시간 20.05.19 감사합니다.
  • 작성자애나78 | 작성시간 20.09.0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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