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서 오르는 길
권경인
바람은 무얼 하자는 것일까
공중에 끊임 없이 제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도
어느 것도 거스리는 법이 없다.
빈 들판에서 山의 정수리까지
과거에서 미래까지
그 무엇도 편을 가르지 않는다.
사람은 사는 동안 죽은 자에게서 많은 것을 얻지만
생각은 늘 자신을 향해 있을 뿐이다.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새는
결국 제 모습을 지키지 못한다.
사람의 길이란 지상에서 가장 낮은 길이 아닐까
낮아서 오르는 길 밖에 갖지 못한다.
슬픈 것은 점점 사랑할 시간이 적어진다는 것
그러나 더 슬픈 건
얻고 싶은 그 무엇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것이다.
더는 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침묵은 깊이를 더하고
어둠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는 건 어둠 뿐
의식의 끝은 죽음이 아니다
그 너머에 있다.
(主日에 김순월 권사님이 召天하셨다. 돌아가신 권사님을 생각나게
하는 詩인 것 같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도의 빈자리를 채우시더니
어느날인가 편찮으셔서 못나오시더니 끝내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아파서 교회에 못나가 가족과 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지 못함을 무척
애석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누구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축복
인지를 실감나게 한다. 교회를 위해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어도
몸과 마음이 아파서 기도할 수 없다는 상황이 참으로 두려움으로 느껴
진다. 그래서 성경은 말하기를 젊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경성하라고 하신
것이 아닐까, 그래서 살아 움직일 수 있을 때 기도로 무장하여 주님이
부르시는 그 순간까지 기도를 중단하지 않고 主님과 교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복된 삶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