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공>이란 우리에겐 생소한 말인데 묵가사상에서 유래된 말로 약소국을 강대국으로부터 지켜내는 평화주의사상으로
묵공의 뜻은 보다 공격적인 지략으로 적극적인 수비를 하는 것이다.
<묵공>은 영화제목으로는 너무 무거우며 입으로 전해지기에도 힘든 제목이다.
영화의 내용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천하통일을 앞둔 조나라 10만 대군과 허술하고 보잘 것 없는 양성의 치열한 전투이다.
10만 대군의 지휘자는 뛰어난 지략의 '항엄중'(안성기 분)이고 양성의 지휘자는 성을 지키기 위해 묵가군에서 단신으로 찾아온
'혁리'(유덕화 분)이다.
혁리와 양성의 백성들은 배수진을 치고 버텨내니 조나라 10만 대군도 번번이 패하고 철수하게 되는데 간신배(오마 분)의 중상모략으로 혁리는 양성을 떠난다.
때를 놓치지 않고 항엄중의 결사대 1000여 명이 쳐들어와 성은 드디어 함락된다.
혁리는 다시 돌아와 항엄중과 마지막 대결을 벌여 항엄중과 조나라 군사를 물리친다.
혁리는 이 전쟁으로 사랑하던 여인을 잃고 그를 따르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성을 떠난다.
후일담으로 양성은 조나라에게 다시 함락되고 조나라는 진나라에게 망해 진시황은 천하통일을 이룬다는 내용이 소개된다.
2시간 10분 길이인 이 영화의 시작은 너무도 그럴듯하고 성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은 치열하여 걸작을 예고 하지만 계속되는 반전과
전투의 황당함은 다분히 만화스럽다.
그 시대 열기구를 이용한 양성의 공략과 큰강도 없는 곳에서 수공장면은 황당스러워 전반의 리얼리티를 반감시킨다.
리얼리티를 살려야 공감할 영화에서 오락영화나 무협영화의 상상을 차용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 실책이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얼마든
보완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쉬운 일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무협의 세계로 본다면 당연히 싱거울 수 밖에 없다.
<트로이>등에서 보여준 성 공략전이 이 영화의 주요장면인데 특히 100억원 이상을 들였다는 대규모 성곽셋트의 전투씬은 실감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공이 몇 장면으로 잘못된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
<묵공>은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이런 오류를 원작 탓으로 돌릴 수 없다.
<묵공>은 한국의 보람영화사가 제작했고 중국의 장지량 감독이 연출하고 일본의 사카모도 겐죠가 촬영을 맡았다.
감독을 한국에서 맡고 제작을 중국에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당연히 드는 대목이다.
이 영화의 제작비가 160억원으로 중국에서의 영화스케일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영웅>이 150억원 <연인>이 120억원 <야연>이 200억원 <무극>이 300억원 그리고 앞으로 개봉될 <황후화>가 물경 450억원의 제작비를 썼다고 한다.
예산없는 사람들의 기를 죽이는 상상을 초월한 액수인데 이 돈 들이면 누가 못 만들까 싶다.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닌데 <중천>도 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고 KBS의 <대조영> 한 편 제작비도 4억원 규모라고 들었다.
무릇 돈거품 시대이다. 영화이야기 마무리가 돈 애기로 끝난간 그만큼 아쉽다는 이야기이다.
더구나 중국땅에 뿌려진 돈 아닌가? <중천>에서도 느꼈던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