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 누군가요?" 그러면 신자들은 당연히 "예수!"라고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러지 않아요. 뭔가 잘못된 겁니다.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로만 보고 그의 인간됨을 안 보는 거지요. 그건 미숙한 신앙입니다. 인간 예수의 멋과 아름다움에 경탄해야만 우리도 예수를 닮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제게 예수님이 왜 멋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분은 하느님을 보여주신 분이니까!" 하고 대답하겠습니다. 사람 얼굴로 하느님을 보여주다니 세상에 이보다 더 크고, 더 신비롭고, 더 놀라운 일이 또 있나요? "나를 보았으면 하느님 아버지를 본 거다." (요한 14,9) 이게 그가 보여준 인간의 위대함입니다. 하느님의 얼굴이 된 인간.
예수님이 준 복음은 바로 인간이 인간 그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나는 악마를 보았다.' 이런 영화 제목이 있었는데, 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악마는 아니더라도 개나 쥐나 닭을 떠올리게 만드는 몹쓸 사람들. 하지만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을 본 거예요. 그러면서 인간이 올라갈 수 있는 전인미답의 경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길이 열리기까지 힘든 거지, 그 다음부터는 말도 못하게 수월합니다. 그래서 개척자가 존경을 받는 거고요.
예수님은 정말 고맙고 멋진 분입니다. 미사 중에 드리는 기도문의 결구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같은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을 하느님과 같은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거지요. 우리가 이런 신앙명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예수의 신성을 고백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에 대한 놀라운 긍정을 표현하기 위해서입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한 인간을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게 기절초풍할 소리이지만, 이 말은 예수님이 보여준 참된 인간성을 경탄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표현입니다.
- 김인국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