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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문학

영화 좋아하십니까

작성자vagabundo|작성시간13.11.11|조회수65 목록 댓글 3

중학교 때 이야깁니다. 부산의 대신동에 부산학원, 경남학원이 유명했는데요. 몇 달 동안 경남학원에서 영어 한 과목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같이 강의를 들으러 다니던 동급생에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너 혼자 가라. 난 못 간다. 전 그 길로 몰래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제목은 ‘밤의 열기 속에서’. 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이었는데 왜 그 영화를 그렇게 보고 싶어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집에 TV도 PC도 없던 시절, 비좁은 골목길, 쓰러질 듯한 담벼락에 붙여진 포스터 속의 시드니 포이티어의 눈빛은 강렬한 전율로 다가왔습니다.

20원짜리 3류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필름은 낡을 대로 낡아 화면은 비가 오는 듯 했고, 한글 자막 또한 겨우 알아볼 정도였지만 영화가 끝난 뒤 터덜터덜 귀가하는 동안 영화 장면들이 계속 아른거렸습니다. 정의. 정의를 지킨다. 원칙을 지킨다. 굴하지 않는다. 이런 상념은 제게 좋은 영향을 주었음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부모님을 속이고 학원을 빠진 배덕은 생각할 틈이 없었습니다. 적어도 그 당시엔.

이후에도 재미있을 것 같은 영화 포스터에 유혹되어 영화를 보러 간 기억이 많습니다. 물론 몰래 보진 않았고 떳떳하게 봤지만 말입니다. 닥터 지바고,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제가 본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입니다. 닥터 지바고의 지고지순한 안타까운 사랑,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그 어마어마한 스케일.

영화를 보는 목적은 여러 가지입니다만 책을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재미있으니까 봅니다. 특히 영화가 끝난 뒤의 감동과 여운......

여러분도 가끔 영화를 보시기 바랍니다. 감동, 재미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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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한소리 | 작성시간 13.11.13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서정숙루치아 | 작성시간 13.11.15 맞습니다. 근데 그 영화감상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네요~~ㅎㅎ
  • 답댓글 작성자vagabundo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11.15 한 달 720시간 중 2시간만 할애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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