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이름 없는 순례자 1 ≫
요즘 신자들 중에는 기도하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도 없는 신앙생활은 붕어 없는 ‘붕어빵’과 같다. 기도하지 않는 이유는 기도가 무엇인지 몰라서, 기도할 시간이 없어서,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등등 그 이외에도 많다. 기도하는 신앙인으로 살지 않기 때문에 하느님 없는 삶, 매우 피상적인 신앙생활이 된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매일 새벽미사 전에 미리 와서 십자가의 길을 10년 넘게 해오는 할아버지도 있고, 낮 시간에도 성당 성체조배실로 꾸준히 기도하러 오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 하느님의 은총이고 자신의 성화를 위한 방법이며 또한 자신의 삶에서 의미와 가치를 깨닫는 즐거움의 길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책「이름 없는 순례자」는 기도 안에서 자신과 이웃, 그리고 하느님을 만나면서 어떻게 영적 깨달음과 성숙이 이루어지는지 순례하며 이야기 형식으로 펼치고 있다.
책「이름 없는 순례자」는 기도하는 순례의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조언과 가르침을 받아 기도가 성숙해지고 깨달음을 얻어 하느님의 현존과 영적 기쁨을 체험하며 영적으로 성장하는 변화의 과정을 소개한다. 주인공인 이름 없는 순례자는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1테살 5,17)”라는 성경구절을 보고 어떻게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품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여러 스승을 찾아 순례한다. 훌륭한 강론도, 기도에 능통한 어떤 수도원 원장에게도 자신의 의문을 풀지 못하다가 마침내 영적 지도를 해주는 진정한 스승을 만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내심으로 끊임없이 하는 ‘예수기도’를 배운다. 주인공은 스승의 조언에 따라 ‘예수기도’, 즉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를 하루에 3천 번, 6천 번, 더 나아가서는 만 이천 번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며 반복하는 사이에 기도의 신비를 경험한다. 입으로 하던 ‘예수기도’가 ‘마음기도’가 되면서 평온해지고 기쁨이 충만해지며 모두가 형제, 자매로 느끼게 된다. 남에게 모욕을 당할 때 달게 받게 되고, 노여움이나 괴로움이 사라짐을 체험한다. 순례 여정 속에서 그는 여러 수도자들과 영적 스승 및 신심이 깊거나 얕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예수기도와 영적 경험담, 성경 말씀 등을 나누고, 예수 기도를 전해주기도 하며, 크고 작은 기적 혹은 영적 및 육적 시련 같은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는 이 모든 경험과 기도를 통해 이전과는 다르게 세상과 자신을 깊고 넓은 시각으로 하느님과의 일치를 향해 나아가는 삶을 보여준다.
2026. 6. 14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