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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신부의 독서 사목 이야기(77)

작성자한가독모|작성시간26.06.23|조회수13 목록 댓글 0

서평 [이름 없는 순례자](2)

 

순례의 길

주인공 이름 없는 젊은 순례자는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1테살5,17)라는 구절을 보고 항상 기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을 가지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무작정 순례를 떠난다. 많은 스승들과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뜻하지 않은 일들을 겪으면서 ‘예수기도’를 배우고, 그 기도의 힘으로 하느님을 늘 새롭게 체험한다.

 

순례는 모든 종교가 절대자이신 신을 만나고 체험하는 실천 방법 중의 하나이다. 예루살렘을 향해서, 메카를 향해서, 티베트의 라싸를 향해서 믿음을 가진 자들이 자신이 머물던 장소를 떠나 여행을 한다. 신이 거하는 최종 목적지까지 순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례 길에서 만나는 사람, 예상하지 못한 사건, 오체투지와 같은 고행을 체험하는 가운데 소중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따라서 순례는 깨달음을 통해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에 종교인에게 신앙 형성과 실천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넓게 보면, 순례는 인생 자체이다. 인생이 나그네 길이고 순례자의 길이라고 하지 않는가!

 

인생은 영원히 주어져 있지 않다. 세상에 투척된 인간은 지상의 나그네이고 순례자이기 때문에 유한하고 떠나가야 한다. 죽음이라는 한계를 체험하면서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잠시 피어나는 안개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인생임을 인정해야 한다. 인생의 유한성을 깊이 체험할수록 그는 하느님의 영원성을 깨닫고 그것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의 저자 반 투안 추기경은 13년간 감옥생활이라는 지옥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늘 천국을 맛보는 분이었기 때문에 당시 공산화되어 핍박받는 민중들에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지상의 순례자임을 깨닫는 사람일 때 진정 하느님 현존 안에서 늘 새로운 존재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책 <이름 없는 순례자>의 주인공은 앞으로 순례의 길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날 것인지, 어떤 체험을 하면서 변화될 지 기대해보자!

 

 

2026. 6. 21

서울대교구 상봉동 성당 주임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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