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6.1.24.토요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1567-1622) 기념일
2사무1,1-4.11-12.19.23-27 마르3,20-21
하느님 중심의 삶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아침에는 당신의 사랑,
밥이면 당신의 진실을 알림이 좋으니이다."(시편92,3)
오늘 복음은 매일미사중 가장 짧습니다.
단 두절로 단숨에 읽혀집니다.
순서로 하면 예수님이 어제 열두 사도를 뽑으신 다음입니다.
얼마나 분주하게 하느님의 일을 하시는 주님이신지요!
전적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 나라 꿈의 실현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 조차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로 나셨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고향과 친척, 직업을 저버리고 정처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신 덕분에 정신이상자 취급을 받으신 것이 분명합니다.
과연 누가 정상인지 생각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예수님은 교회공동체의 중심을 상징합니다. 예수님 주위로 끊임없이 모여드는 사람들은
흡사 빛을 찾아 온 사람들 같습니다.
무지의 어둠속에 사는 사람들이 빛의 주님을 찾음은 본능적입니다.
친척들이 볼 때에 예수님의 활동은 분명 이해불가능한 제정신이 아닌 미친 짓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문득 떠오른 제가 좋아하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마디입니다.
이 복음이 나올 때 마다 언급하는 말마디입니다.
한자의 뜻인즉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미쳐야 목표에 도달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인가에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같습니다.
미칠 “광(狂)”자가 들어가는 꽤 많은 말들이 이를 입증합니다.
광기, 발광, 광분, 광신, 광인 등 모두 미칠 광(狂)입니다.
참으로 난감한 인간 현실이 미치는 것입니다.
이를 요약하여 제가 자주 쓰는 말마디가 있습니다.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요 잘못 미치면 폐인이다.”
저는 광야 인생을 세 종류로 분류하곤 합니다.
제대로 미친 성인과 잘못 세상 것들에 미쳐 중독된 폐인이나 괴물, 셋을 꼽습니다.
사실 세상을 살다보면 제대로 미친 성인보다는 잘못 미친 괴물이나 폐인이 많은 듯 합니다.
참으로 제대로 제정신의 온전한 사람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평생과정인지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제대로 미칠 때 온전한 사람이요 성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면에서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 중심의 삶에 지극히 충실했던 하느님의 나라에 제대로 미쳤던
성인중의 성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래서 참사람이자 참하느님이란 고백이 나오는 것입니다.
평생을 하느님께 미쳐 무지의 불쌍한 이들을 <가르치시고, 고치시고, 먹이시며> 온전한 참사람들로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한 예수님의 평생 삶이셨습니다.
친척들과 세상 사람들의 몰이해중에도 참사람들이 되게 하는 복음 선포에 항구할 수 있었음은
예수님의 한결같은 하느님 중심의 삶에 있었음을 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평생 기도처 <외딴곳>은 필수였습니다.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들이요 잘못 미쳐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폐인이나 괴물이 되지 않고
제대로 미쳐 성인이 되는 것이 일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하느님 중심의 삶에 항구하고 충실함이 유일한 길이겠습니다.
바로 이런 이의 모범이 예수님은 물론이요 그에 앞선 다윗입니다.
사울과의 그 치열한 싸움중에도 다윗이 온전한 사람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음도 그가 하느님 중심의 삶에
지극히 충실한 덕분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사울과 요나단 부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바치는 참사람 다윗의 애가이자 조사가 정말 감동적입니다.
“이스라엘아, 네 영광이 살해되어 언덕 위에 누워 있구나.
어쩌다 용사들이 쓰러졌는가?
사울과 요나탄을 살아 있을 때에도, 서로 사랑하며 다정하더니, 죽어서도 떨어지지 않았구나.
그들은 독수리보다 날래고, 사자보다 힘이 세었지. 이스라엘의 딸들아, 사울을 생각하며 울어라.
요나탄이 살해되다니! 나의 형, 형 때문에 내 마음이 아프오.
형은 나에게 그토록 소중하였고, 나에 대한 형의 사랑은, 여인의 사랑보다 아름다웠소,
어쩌다 용사들이 쓰러지고 무기들이 사라졌는가?“
이런 지극한 슬픔을 통하여 다윗의 배움도 인생공부도 더욱 깊어졌을 것이며 다윗이 참사람의 성군이 되는데
참 좋은 도움의 추억이 되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이 다윗과 요나탄의 우정이요, 다윗의 친구로서 또 사울의 아들이자 충신으로
장렬히 전사한 요나탄의 인품입니다.
참으로 하느님께 제대로 미친 참사람 다윗 성인을 만나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 생사가 오가는 사울과의 투쟁과 부자의 죽음앞에 큰 슬픔을 겪으면서도 그가 참으로 온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 중심의 확고한 삶에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불광불급,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합니다.
미쳐야 살 수 있는 사람이요, 제대로 미치면 성인이요 잘못 미치면 폐인이나 괴물입니다.
광야 인생, 하느님 중심의 삶에 제대로 미쳐야 온전한 인생입니다.
그 모범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이요 사무엘 하권의 다윗이고 오늘 기념미사를 봉헌하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입니다.
성인은 1567년 8월21일 프랑스 사보이 공국에 태어나 후에 칼벵주의 개신교가 득세했던 제네바 주교로서
힘든 과업을 훌륭히 수행한 참 멋진 분이었습니다.
깊은 신앙심과 더불어 인문학 및 신학에 정통했으며, 온화하고 선량하며 인내심이 많고 점잖은 성품을 지녀
성별과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예의를 갖춤과 동시에 가난한 사람들과 장애인,
그리고 곤경에 처한 여성을 성심성의껏 도와 주어 훗날 <신사 성인>이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성인은 1607년 성녀 잔 프랑수아즈 드 샹탈 수녀와 함께, 기존 수도회의 엄격함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젊은 수녀들,
병약한 신체나 나이로 인해 수도회에서 거절당한 여성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과부들을 도와주는
<성모 마리아 방문 수녀회>도 설립합니다.
두 분의 영적우정도 참 아름다웠습니다.
1622년 프랑스로 가는 도중 잠시 리옹에 있는 방문회 수녀원 정원사의 작고 허름한 방을 고집하여 머물렀고,
12월27일 뇌졸중 증세를 보였으며, 마지막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다!
예수님, 나의 하느님, 나의 모든 것!” 임종어를 남긴후 12월28일 56세 나이로 선종합니다.
그는 교황 알렉산더 7세에 의해 1661년 시복되고, 1665년 시성되며, 1877년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교회학자로 선포됩니다.
1923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작가와 기자, 청각장애인의 수호성인이 됩니다.
그의 수많은 저서중 평신도들과 일반 여성들을 위한 <신심 생활 입문>과 신비주의 작품인 <신애론>이 제일 유명합니다.
성인에 대한 후대의 평가와 성인의 어록도 성인의 이해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이 세상에서 기장 보기 드문 영성”<앙리4세>
“사부아의 보석”<교황 바오로 6세>
“하느님의 사랑을 잘 아는 박사”<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위대한 스승”<교황 베네딕도 16세>
“그의 융통성과 선견지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 준다.”<교황 프란치스코>
성인의 어록입니다.
“모든 것을 인내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인내해야 합니다.”
“사랑의 척도는 자로 잴 수 없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자기애가 강하면 더욱 상처를 받습니다.”
“자신의 분노를 정당화하지 말고 절대로 화를 내지 않는 법을 배우십시오.”
“오락에 너무 빠지지 마십시오.”
“세상은 기분에 따라 제멋대로 판단하므로, 우리가 그 비위를 맞추기는 불가능하다.”
참으로 하느님 사랑에 제대로 미친 분들이 참사람 성인들이요 오늘 기념하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도
바로 그러합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날로 우리 모두를, 제대로 미친 <하느님 중심의 온전한 삶>으로,
<성인다운 삶>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하느님, 하시는 일로 날 기쁘게 하시니,
손수 하신 일들이 내 즐거움이니이다."(시편92,5).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