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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님
부활 제2주간 토요일
주님은 우리를 어둠에서 빛으로 이끌어 내 주십니다
어제 미사 중에 복음을 읽고 나서 강론 대신 나눔을 했었습니다.
강론하기 싫어서 그런 건 아니었구요.
미사에 나온 분이 많지 않아서 그렇게 해 봤습니다.
복음을 읽고 어떤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는지 1분 정도 생각한 뒤에,
‘나눔을 해 주셔도 되고요. 할 얘기가 없는 분은 마음
에 와 닿는 구절만 말씀해 주세요~’ 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두 분은 죽어도 안 하시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말씀 한 구절을 반복해서 읽는 게 힘든 것도 아닌데...
서로의 이야기도 좀 듣고, 듣는 가운데 배우기도 하고,
다시 선포된 말씀을 마음에 새겨보기도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살짝 의기소침해졌었습니다.
그 일 때문만은 아닌 거 같습니다.
요즘 신자들을 위해서 이런 저런 계획과 일감들을 제 바구니에 담고 또 담는 일이 많은데요.
그 무게 때문에 가끔 지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합니다.
그런 때에 ‘그만해야겠다..’ 는 핑계거리라도 찾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신자들을 다 보내고 난 뒤에 수단을 입고 한참 산책을 했습니다.
그렇게 걸으니까 신학교에서 마침기도 끝나고 고민하며 산책하던 생각도 나고,
저번에 사랑의 선교회 수녀님들이 오셔서
‘여기 관상 수도회가 들어오면 참 좋겠네..’ 하셨던 말씀도 생각났습니다.
엄청 조용하거든요.
그렇게 산책을 하면서 ‘신자들이 별로 호응이 없는데 나도 놀 수 있다는 걸...
다른 일들 신경 안 쓰고 편히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바로 ‘그건 아니지.. 아직도 올인 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또 대답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독백하고 지나가는 생각들과 대화하면서 산책을 계속 했습니다.
‘얼마나 해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왜 해야 하는 걸까..’
한참을 그렇게 걷는데 예전에 ‘섬김’ 이라는 단어로 묵상했던 것이 떠오르더라고요.
그것이 줄임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섬에 사는 김 신부...’ 이고요.
다른 하나는 ‘섬기는 삶을 살아라. 김 신부...’입니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생각이 저번에 예수님의 전 생애가 섬기는 삶이었다는 내용들이
죽 지나갔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섬기는 삶.. 평생 섬기는 삶.. 예수님도 평생 섬기는 삶을 사셨는데...’
하는 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방에 들어와서 컴퓨터를 켰습니다.
요즘 노래 사고 듣는 취미가 생겨서 인터넷을 키고 노래를 검색했는데요.
그날은 성가가 듣고 싶어서 가톨릭 부분에 들어가서 한 번씩 들어보고 다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제 마음에 꽂히는 성가가 있었습니다.
이용현 신부님의 ‘늘 그렇게’ 라는 성가인데요.
가사가 이렇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여
늘 그렇게 맑은 눈빛으로
늘 그렇게 밝은 웃음으로
늘 그렇게 넓은 가슴으로
늘 그렇게 사랑하길 나는 기도 하네
사랑하는 친구여
늘 그렇게 그분의 눈빛이
늘 그렇게 그분의 숨결이
늘 그렇게 그분의 사랑이
늘 그렇게 내게 머물길 나는 기도 하네
지나간 시간들의 아쉬움과
다가올 시간들의 설레임 모두
우리가 늘 그렇게
그분과 함께 살아간다면
세상엔 그 모든 것들은
사랑으로 채울 수 있을 거라네
늘 그렇게 늘 그렇게 늘 그렇게
마치 누군가 의기소침해 있는 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인 듯했습니다.
그래서 한참을 듣고 또 반복해서 들으며
‘그래.. 늘 그렇게..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사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오늘 말씀을 읽었는데요. 마음에 와 닿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입당송에 나온 말씀인데요. 이렇습니다.
주님은 너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셨으니, 그분의 위업을 선포하여라.
말씀대로 주님께서는 의기소침함이라는 어둠에 있던 저를 밝은 빛으로 이끌어 내주시어,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 선포하게 하시고, 당신의 일을 계속 할 힘을 주신 거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어떤 분이 340만원을 들여서 정기검진을 받았다고 한다.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왔다고 한다.
그러자 그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340만원치 보약이나 사먹을 걸 그랬네...”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