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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우리 엄마

작성자효재마리아(수풀)|작성시간26.06.16|조회수74 목록 댓글 0

 

 

 

 

장난꾸러기 우리 엄마

 

 

"엄마! 나 올 때 집에 꼭 있어야 해, 알았지?"

"그래, 어디 갈 일 없으니까 기다리고 있을 게."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풀무원 소속 ECMD에 입사한

딸 빛나가 유치원생이던 어느 봄날...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생인 두 아들을 등교시키고

뽀뽀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부지런히 할 일을 마치고 한가하게 신문을 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버스로 30분 거리에 살고 계시는 친정어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오늘저녁에 갑자기 손님들이 오게되었으니

빨리 와서 좀 도와줘야겠다.

참, 참기름하고 상추, 시금치 좀 사 가지고 올래?"

 

'어쩌나! 집에 꼭 있겠다고 아이들과 약속했는데...

화를 풀어줄 수 있는, 재미있는 묘안이 없을까?'

 

 

"사랑하는 우리 삼 남매! 학교에서 별 일 없었어?

거실 전화기 앞으로 가면..."

라고 쓴 빨간 쪽지를 현관 입구,

신발 벗는 거실 끝에 놓았습니다.

 

"미안해, 갑자기 손님이 오신다고 해서

할머니 도와드리러 외가에 갔어.

이젠 목욕탕 세면대로 가야겠지?"

라고 쓴 주황색 쪽지를 전화기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착하고 예쁜 나의 아들, 딸!

깨끗이 씻고 식탁으로..."

라고 쓴 노란 쪽지를 세면대 위 거울에 붙였습니다.

 

"김밥 맛있게 먹었으면 간식으로 무얼 할까?

냉장고를 향하여 앞으로 갓!"

라고 쓴 분홍 쪽지를 식탁 위에 놓았습니다.

 

"딸기, 사과, 아니면 우유나 주스?

마음대로 드시고 소파에서 편히 쉬세요!"

라고 쓴 흰 쪽지를 냉장고 손잡이에 붙여놓았습니다.

 

"빛나는 한시간 후에 피아노학원 가야할 테니

피아노 앞으로...

윤덕이와 희준이는 T.V.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 하기 전에 숙제해야 하니까

책상으로..."

라고 쓴 연두 색 쪽지를 거실 소파 위에 놓았습니다.

 

"빛나야, 피아노 교본 잘 챙기고 조심해서 다녀와!"

희준아, 윤덕아, 시간 남으면

마당에서 농구하며 놀아도 돼!"

라고 쓴 두 장의 하늘색 쪽지를

피아노와 책상 위에 각각 올려놓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희준! 윤덕! 빛나!

많이 많이 사랑해!

라고 쓴 핑크 색 쪽지를

현관손잡이 위에 붙였습니다.

 

일곱 시 쯤 부지런히 도착하니

거실 끝 빨간 쪽지 옆에 

하얀 도화지 한 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곱슬 곱슬 파마머리, 빨간 입술, 웃는 표정의

엄마 상반신 그림 옆에

"장난꾸러기 우리엄마! 고마워요! 사랑해요!"

여러 개의 하트로 둘러 쌓여 있었습니다.

 

그 날 우리 삼 남매 일기제목은

똑같이 

'장난꾸러기 우리 엄마' 이었답니다.

 

 

 

 

/ 이계옥

해피인 컬럼지기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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