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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우 야고보 신부 / 연중 제 11주간 목요일

작성자효재마리아(수풀)|작성시간26.06.17|조회수74 목록 댓글 0

 

 

방종우 야고보 신부님

 

연중 제 11주간 가해 목요일

집회서 48,1-14       마태 6,7-15

+찬미예수님 

 

학창 시절 이런 저런 일에 쫓길 때, 유학 시절 학업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마음을 짓누를 때 

가장 크게 받는 유혹은 “기도 시간을 줄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기보다는 학교에서의 일 혹은 공부가 하느님을 위한 일이니 

이 시간마저 기도로 받아들여 주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항상 상기하던 것이 다음의 마더 데레사의 일화입니다.

어느 날 마더 데레사가 동료 수녀들과 아침 회의를 하는데, 여러 수녀들이 건의를 하였습니다.

 "수녀님, 요즈음 일거리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어요. 

돌봐야 할 사람들이 막사에 넘치도록 몰려와서 하루 종일 일만해도 일손이 모자랍니다. 

그러니 아침 기도 시간을 1시간에서 반시간으로 줄이면 어떨까요?“

 

그러자 마더 데레사가 대답했습니다.

"그래요? 할 일은 많고 일손이 모자란다구요? 

그러면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기도 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야 하겠어요. 

주님의 도움 없이 우리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거든요.“

 

이 일화를 되짚어보면 기도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다시금 되새기게 됩니다. 

실제로 마더 데레사는 모든 일을 이런 식으로 행했습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인간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과 

하느님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일이고 그분의 도움 없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모든 일을 하느님께 의지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기도의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듯, 

결코 인간이 홀로 이룩할 수 없는 사랑의 업적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직접 이토록 중요한 기도의 모범, 

즉 주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유일하게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주의 기도는 그 만큼 기도의 전형이며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 중에 간구하는 내용의 순서를 보면, 앞에 세 가지 청원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뒤에 네 가지는 인간이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서 가장 필요한 것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도 안에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일용한 양식”에 관한 청 말고는 

세속적인 청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흔하게 개인기도 안에서 바치는 청원들, 이를 테면 가족의 건강, 자녀의 학업, 

자신의 미래, 사업의 성공에 관한 청원은 모두 배제되어 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기도에 우리가 흔히 하는 개인적 청원이 빠져있다는 것은 

우리의 바램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용서 받는 것이며 악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어제의 복음과 오늘 복음에서 모두 강조하듯, 숨은 일도 보시는 우리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주님의 기도에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 

즉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개인의 구원”입니다.

 

즉 우리가 자신의 욕심만 채우는 기도를 한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잘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나의 뜻만을 하느님께 관철시키고자 노력만 한다면 우리는 늘 욕심 안에서 하느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구원에 이르는 길은 무엇이겠습니까? 

어떠한 어려움에 있든지 주님의 도우심에 의지하며 그분의 뜻을 아는 것,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악의 유혹과 미움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쉽게 암기하듯 지나치는 주의 기도가 

우리의 구원을 청하는 기도임을 명심하며 정성스럽게 주의 기도를 틈틈이 바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마더 데레사가 가장 좋아했던 기도문이며 

나아가 사랑의 선교회에서 매일 바치도록 의무화 되어 있다는 기도문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이 기도문은 어떠한 기도를 하든지 우리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마음 가짐에 대해 

잘 보여주는 기도문입니다.

 

사랑하는 하느님 - 존  헨리 뉴먼 
제가 가는 곳마다 당신의 향기를 뿌리도록 도와주십시오.
제 영혼이 당신의 영과 생명으로 흘러 넘치게 해주십시오.
저의 존재 속에 당신이 들어오셔서 완전히 소유하시어

당신의 빛으로만 저의 삶이 빛나게 해주십시오.

 

저를 통하여 제 안에서 빛나는 당신으로 하여금

제가 만나는 모든 영혼이 당신의 현존을 느끼게 해주십시오.

 

주님, 그들이 저를 통해 당신만을 보게 해주십시오.
저와 함께 머물러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그러하셨듯 저도 빛을 내기 시작하겠나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빛이 되도록 하겠나이다.

 

주님, 빛은 모두 당신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빛은 저를 통해서 타인에게 빛나는 당신입니다.
그리하여 당신이 가장 좋아하시는 방식대로,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빛을 밝힘으로써 당신을 찬미하게 해주십시오.

 

제가 말로써가 아니라 당신을 닮은 표현을 보임으로써 힘을 내게 하고,
당신을 품고 있는 제 마음이 동정심에 넘치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그 증거를 통해 당신을 설교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 서울대교구 방종우 야고보 신부님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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