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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두 섬을 잇는 다리

작성자민병옥|작성시간26.06.15|조회수52 목록 댓글 0

두 섬을 잇는 다리

  지인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통영 앞바다에 있는 만지도였다. 통영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오래된 유인도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최근 들어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널리 알려졌고,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섬이 되었다.
  남해는 다도해라 불릴 만큼 크고 작은 섬들이 많다. 대부분 무인도이지만 유인도도 적지 않다. 그동안 사량도, 욕지도 등 여러 섬을 다녀본 터라 큰 기대 없이 길을 나섰다. 섬에는 몇 곳의 펜션이 있었고 주민 수는 많지 않았다. 주말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평일에는 한적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간직한 곳이었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잇는 출렁다리. 2026. 06.14>

  예약한 펜션에 여장을 풀고 섬 일대를 둘러보았다. 바닷가를 따라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었고, 일행과 함께 그 길을 걸었다. 길의 끝자락에 이르자 출렁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사로운 다리가 아니었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연결하는 다리였다. 일행은 출렁거리는 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넜다. 길이 약 100m의 이 다리는 10여 년 전에 준공되었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면서 문득 ‘다리’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다리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이어 주는 가교이며 소통의 통로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한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두 섬이 서로 분리된 공간으로 존재했을 것이다. 왕래가 쉽지 않았기에 낯설고 먼 이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다리를 통해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웃이 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 정의와 불의, 참과 거짓이 끊임없이 대립하고 갈등한다. 국가와 국가도 협약과 조약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지만, 이해관계가 충돌하면 분쟁과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는 힘은 교육과 문화,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성찰에서 나온다. 교육은 사람을 깨우치고, 문화예술은 인간의 심성을 맑게 하며 서로를 이해하도록 이끈다. 더 넓게 보면 하늘과 땅의 조화를 깨닫게 하는 것도 이러한 가교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종교 또한 인간과 초월적 세계를 연결하며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문득 경전의 말씀이 떠올랐다. 하늘의 뜻이 땅으로 내려오고, 다시 인간의 소망이 하늘로 올라가는 과정은 마치 두 세계를 잇는 다리와도 같다. 어떤 경전에서는 그 역할을 독수리로 상징하기도 한다. 독수리는 가장 높이 날아오르는 새로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섬을 둘러보며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육지와 떨어진 이 작은 섬은 사람과 물자, 그리고 생명의 자원들을 어떻게 공급받을까. 사람들은 배를 통해 오가고, 식수는 해저 상수도를 통해 공급된다. 전기 또한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달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섬과 육지를 이어 주는 수많은 가교가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다리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 섬과 섬, 육지와 바다, 나아가 서로 다른 생각과 세계를 이어 주는 연결의 힘이다. 만지도와 연대도를 잇는 작은 출렁다리를 건너며, 세상을 더욱 따뜻하고 평화롭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러한 ‘다리의 정신’이다.  우리 라우어의 국민체조가 사람과 사람, 너와 나를 잇는 다리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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