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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m CRT-TV 벤치마킹: 삼성 vs LG

작성자통신대장|작성시간08.06.17|조회수896 목록 댓글 0

◆ 빅슬림 vs 수퍼슬림 :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

지난해 삼성SDI와 LG전자는 Slim CRT를 개발했다며 경쟁적으로 발표했었고, 올해 초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 Slim CRT를 제품화시킨 TV를 서로 먼저 출시한다고 발표하느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었다. 사실 두 회사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못해 과열된 관계로 출시했다고 발표한지 한 달이 넘어서야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등의 문제로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이러한 두 회사의 경쟁은 고려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Slim CRT-TV는 이 두 회사의 제품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 아니면 저것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최근 급격하게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LCD와 PDP-TV 보다도 아직은 100년 이상 사용해 온 친숙하고 안정된 CRT-TV의 장점과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매력을 느끼는 분들에게 한정된 고민이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이번 벤치마킹이 기획되었다. 즉, 화질이나 가격적인 장점 때문에 CRT-TV의 구매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에게 FPD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얇아진 Slim CRT는 큰 매력일 수 있다. 이번 벤치마킹의 주요 목표는 이러한 분들이 최선의 선택을 하실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부수적인 효과로는 향후에 HDTV를 구매하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CRT와의 차이점(장단점)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고자 한다.

※ 본 벤치마킹은 (주)다나와, 모니터포유(주), AV코리아 3개 회사가 협력하여  실시한 것으로 DVD나 HD 동영상 소스를 이용한 시각적 테스트 결과에 대해서는 AV코리아의 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 빅슬림 vs 수퍼슬림 : Slim CRT란 무엇인가?

Slim CRT란 간단하게 말해서 기존의 CRT(Cathode Ray Tube, 음극선관)가 가진 거추장스러운 부피를 줄인 것이라 생각하시면 되겠다. 최신의 FPD(Flat Panel Display)와 같은 외관적 느낌을 주고자 한 것인데... 사실 평판(Flat Panel)에 대한 욕망과 개발은 PDP나 LCD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있었다. 즉, CRT로 평평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상용화되지는 못했고, 단지 크기를 늘리고, 두께를 줄이며, 평면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계속 개선되어 온 것이다. Slim CRT는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는 것 같았던 CRT의 운명을 일정 기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으로는 CRT 기술의 완결편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개발력+생산기술력)을 요구하는 제품이다.

CRT란 진공된 유리관 속에서 음극(Cathode)에서 방출시킨 전자(electron)을 집속, 가속, 편향시켜 형광체에 충돌시킴으로써 가시광선(Visible Light)을 발생시키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브라운관(Braun Tube)'이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이는 가장 근대적인 의미의 구조를 갖춘 CRT가 독일의 Karl Braun 박사에 의해 개발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953년에 90도 편향각(Deflection Angle)이 적용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CRT는 화면크기 보다 두께의 치수가 더 컸다. 두께라기 보다는 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일 정도였다.


※ CRT의 기본 구조 (출처: Addison Wesley Longman, Inc.)

 

아래의 그림은 LG전자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Slim CRT의 두께를 줄임으로써 32인치 TV를 기존의 15인치 TV와 같은 수준인 39cm까지 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미 LCD와 PDP가 많이 보급된 상황인지라 이 정도가 별 것 아니라 생각될 지도 모르겠지만 CRT는 화면이 커질수록, 평평해질수록, 그리고 얇아질수록 그 기술적 난이도가 몇 배씩 증가한다.


※ 이미지 출처 : LG전자
 


※ 이미지 출처 : LG전자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기존의 편향각110도만 하더라도 1950년대 초의 편향각 90도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Slim CRT의 편향각은 125도에 이르는 무지막지한 수준이다. 전자빔은 전자기장의 힘에 의해 거의 'S'자로 휘어져 정확하게 Shadow Mask를 통과해야 하고, 다시 정확한 위치의 형광체를 맞혀야 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아래의 그림과 같이 쇠로 된 총알을 발사하는 기관총 옆에 자석으로 총알의 궤적을 조정하여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도 맞힐 수 있을 정도의 정밀도를 확보해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이 Slim CRT에 필요한 것이다.

 

요즘은 '나노(Nano)'가 유행이다. 세탁기에서부터 TV, 냉장고, 에어컨 등 나노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삼성과 LG 모두 Slim CRT의 형광체에 이 나노 기술을 적용하여 더 좋은 화질을 구현한다고 스펙이나 홍보자료에 적고 있어 소개해 드린다. 홍보문구의 내용은 조금 다르지만 결국 나노 단위의 매우 작은 크기의 안료(pigment)를 이용하여 발광효율을 높임으로써 색감을 개선했다는 뜻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 이미지 출처 : 삼성SDI

Slim CRT-TV가 비록 LCD나 PDP-TV에 비해서는 두꺼운 것이 사실이지만 공간활용도라는 차원에서는 마찬가지라는 점을 그림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Slim CRT-TV가 약 40cm 정도의 두께를 가졌지만 이것은 가장 두꺼운 곳일 뿐 좌우측면으로 갈수록 얇아지기 때문에 코너부에 놓고 사용하기가 딱 좋다는 홍보 아이디어도 내놓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삼성SDI 


※ 이미지 출처 : 삼성SDI

 

 

◆ 빅슬림 vs 수퍼슬림 : 사이즈 비교

삼성 32Z에 사용된 Slim CRT의 공식명칭은 '빅슬림(Vixlim)'이다. 아마도 Victory의 Vic과 Slim을 합성하면서 Vixlim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어쨌든 LG보다 먼저 슬림 CRT의 개발을 발표하고 '빅슬림'이란 신조어를 알림으로써 'Slim CRT-TV'에 대한 인지도는 삼성이 조금 더 주도해 나아가는 것 같다.

한편 LG의 32FS에 사용된 Slim CRT의 공식명칭은 'Super Slim'이다. '엄청나게 얇다'는 뜻인 것 같은데... 이 제품의 전면 좌측상단에 붙어있는 스티커에는 '세계최소 두께 39cm'라는 광고가 보인다. 필자의 게으름으로 인해 삼성 32Z의 두께가 39cm를 넘는지 줄자로 재 보지 않은 관계로 LG전자의 이 스티커 광고의 내용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확인해 드리지 못한다. 하지만, 1~2cm 더 두껍거나 얇은 것이 이번 벤치마킹 테스트의 핵심은 아니므로 통과하도록 하겠다.

 

자, 일단 삼성 32Z를 앞에서 보자. LCD-TV나 PDP-TV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 평면 TV로 보인다. 매장에 쭈~욱 전시되어 있는 Slim TV를 본다면 LCD나 PDP와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아래의 2번째 사진에서와 같이 조금 옆에서 보아도 슬림한 느낌이 상당히 좋다.

삼성전자에서 2000년도에 생산한 17인치 CRT 모니터(750PT)와 비교해 보자. 역시 기대했던 것처럼 32인치의 대화면인데도 불구하고 17인치 CRT 모니터보다도 훨씬 얇아 보인다. 완전히 옆에서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둘 다 정확히 옆모습을 비교해 놓고 보면 거의 비슷한 두께임을 알 수 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17인치와 32인치라는 화면 크기를 감안한다면 이는 엄청난 차이라 하겠다. 특히, '전자빔의 편향'이라는 기술적 측면을 생각한다면 대단한 것이다.

이번에는 LG의 32FS와 750PT를 비교한 사진이다. 역시 삼성 32Z와 마찬가지로 17인치 CRT 모니터만큼도 되지 않는 두께를 자랑한다. (참고로 왜 삼성 제품의 사진이 더 많냐고 불평하는 분들이 혹시라도 있을까 싶어 부연설명하자면... 삼성 32Z가 약 1주일 정도 먼저 도착했다. 당연히 여유를 갖고 이것저것 사진을 많이 찍어 놓았고, 나중에 도착한 LG 32FS는 이미 삼성 제품과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살펴 보게 되므로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Slim CRT-TV라고 하더라도 오리지날 FPD(Flat Panel Display)인 LCD-TV(이레전자 ELD-3201AK)와 비교해 보니 여전히 대략 3배 정도의 두께를 가진다. 물론, LCD나 PDP-TV라 하더라도 (스탠드형인 경우) 받침대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실제적으로 차지하는 공간상의 두께 차이는 약 10cm 정도라 생각하시면 되겠다. 아마도 세워 놓는 것이 아니라 벽에 걸어서 인테리어를 깨끗하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Slim CRT-TV가 차지하는 공간 자체는 LCD나 PDP와 크게 차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Slim CRT와 FPD의 가장 핵심적인 외관상의 차이점은 두께가 아니라 오히려 '무게'라고 생각한다. 이레전자의 32인치 LCD-TV는 필자 혼자서 들어 옮길 수가 있었지만, 삼성과 LG의 Slim CRT-TV는 성인 남성 2명이 매달려도 힘겨울 정도로 무겁다. 실제로 두 제품 모두 배달될 때 2명의 기사가 들고 왔다. 이사라도 한번 갈라치면 상당히 고민되는 무게(32Z: 54.5kg, 32FS: 57kg)라 하겠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LCD 패널의 표면은 매우 약해서 충격이나 긁힘이 잘 발생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울 것이다. 이에 비해 CRT는 매우 두꺼운 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망치로 쳐도 깨기 힘들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개구쟁이들이 있는 집에서도 끄떡없을 것이다.

 

◆ 빅슬림 vs 수퍼슬림 : 무조건 반대로...

이번 벤치마킹을 하면서 첫번째로 발견한 가장 재미있는 사실은 바로 두 회사 제품의 디자인에 대한 비교였다. 제품의 디자인이란 보기에도 좋고, 기능면에서도 편리할 뿐 아니라 안전성과 경제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Slim CRT-TV의 디자인에 있어서 최소한 어느 한 회사의 디자이너는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디자인을 먼저 완성한 경쟁사의 디자인과 무조건 반대로만 만들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씩 살펴 보자.

먼저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전면부 베젤이다. 삼성 32Z가 외곽에 밝은 색을 넣고 안쪽에 검정색을 넣어 상대적으로 화면을 더 밝아 보이도록 했다. 이와는 정 반대로 LG의 32FS는 외곽에 검정색을 넣고 안쪽으로 밝은 색을 배치하여 보다 정갈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일단 TV가 꺼진 상태에서 진열된 제품을 본다면 LG의 32FS가 더 멋있어 보일 것이다. TV가 켜진 상태에서는 컨텐츠나 주변환경이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므로 논외로 하겠다. (단지, 나중에 두 TV의 휘도를 비교할 때 잠시 추가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

두번째로 발견되는 '청개구리 디자인'은 TV의 상단에서 발견된다. 사실은 상단에서 두드러지게 보일 뿐 전면부 베젤의 위치와 그 무게중심에까지 영향을 주는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은 중앙부가 후퇴하고 좌우 측면이 전진하도록 곡률을 준 반면에, LG는 정반대로 중앙부가 전진하고 좌우 측면부가 후퇴하도록 곡률을 주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정반대라는 점을 제외하면 어느 것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하는 것이 불필요할 것 같지만... 이 무거운 TV를 2명이 직접 들어 옮기는 작업을 몇 번 해 보니 (경험상으로는) LG의 32FS가 무게중심을 잡기에 좀더 나았다는 느낌이다. (반대편에서 들어 준 직원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3번째로 필자를 웃게 만든 '청개구리 디자인'은 제품의 뒷면에서 발견되었다. 주 연결단자함의 위치, 보조연결단자(CVBS, S-Video, Stereo)의 위치, 그리고 전원 케이블의 위치까지 모두 거울을 보듯이 정 반대로 배치되어 있다. 화면을 뒤집어 놓지 않은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로 모든 것이 반대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 두 제품의 기획, 개발, 디자인 등과 관계된 분들에게는 아마도 이런 비교가 상당히 불쾌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두 경쟁사의 경쟁제품을 최대한 비교해서 차이점과 공통점을 구분해 내는 것이 필자의 임무인 것을...

정리하자면 두 제품 모두 두께를 확 줄인 Slim CRT를 채용함으로써 예전에 보던 CRT-TV 같지 않고 마치 LCD나 PDP TV를 보는 느낌을 준다. 이들 제품의 디자인적 특징은 아마도 삼성 32Z의 스펙에 적인 'Flat Panel Display(FPD) 디자인'이라는 홍보문구가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즉, CRT-TV이면서도 마치 FPD TV를 보는 듯한 외관적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했다는 것이며, 이와 같은 디자인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Slim CRT가 개발된 덕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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