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회원 시詩문학

물의 노래 - 이찬용

작성자오아시스 이찬용|작성시간26.06.15|조회수22 목록 댓글 0

 

 

물의 노래

 

물처럼 살아라 한다

맛도 모양도 없는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아래로

아래로

밑으로

밑으로

머리사 마냥 숙으리고

밑으로

밑으로

아래로

아래로

시궁창

하수구

별의별 험한 곳 가리지 않아

눈곱만큼의 자존도 없다

세모면 세모

네모면 네모

둥글면 둥근 대로

온갖 몹쓸 것 다 싸안고

때로 흉흉한 소용돌이

천 길 폭포수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

그러나 몇 만 년을

숲은 역시 푸르르고

바다의 가슴은 넉넉하다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모양도 맛도 없는

물처럼 살아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그 많은 섬들을 포함하여 육지는 겨우 1/3밖에 안되고,

나머지 2/3, 70%가 바다로, 바로 물로 되어 있고, 우리의 몸 역시 2/3가 수분으로,

거의가 곧 물로, 되어 있다 합니다.

결국 우리는 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역사는 기실 물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물이 한 방울도 없이 말라서, 아주 없어지는 날, 우리 인간의 역사

마침표를 찍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물의 섭리를, 물의 원리, 물의 순리, 물의 이치를 헤아려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현명한 일입니다.

우리가 "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그 뜻이 참으로 깊다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겸허하고 너그러우며 그러나 위대한 힘을 발휘하는 물!

그러면서

한없이 풍요로운, 이 물의 축복이 여기 우리에게 넘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시에 있어서 반복법은 감동적인 표현미를 살리고 의미 전달을 명확히 하며

흥을 돋우고 리듬을 고르게 조화시키는 효과를 얻게 합니다.


반복법은, 
동어반복(같은 말의 반복) 유사어반복(비슷한 말의 반복) 

동의어반복(같은 뜻의 말 반복) 이어반복(다른 말의 반복) 도치반복

(말의 순서를 바꿔서하는 반복) 수미동어반복(처음의 말과 끝의 말을

같게 하는 반복)들이 있습니다.

이 시는 이런 반복법을 다양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첫줄에 "
물처럼 살아라 한다" 끝줄에 역시 똑 같은 '물처럼 살아라 한다"입니다.
수미동어의 반복으로 시인의 요지부동 확고한 마음을 나타내고 시의 흐름을

아주 좋게 하였습니다.

앞쪽의 둘째 줄 "
맛도 모양도 없는"을 뒷쪽의 둘째 줄 "모양도 맛도 없는"으로

앞 "물처럼 살아라 한다/맛도 모양도 없는/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였으나 뒤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모양도 맛도 없는/물처럼 살아라 한다"로 변형 반복

하므로써 시의 맛을 한층 더 내었습니다.

동어반복 동의어반복 유사어반복 이어반복 수미동어반복 도치방법이 여기서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아래로 아래로" "밑으로 밑으로" 동어반복 유사어반복을 거듭하여 물 흐르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하였고, 가로로 기다랗게 시어를 배열하지 않고

밑으로 시어를 짧게 나눠서 늘어뜨리므로 물의 밑으로 지향하는 겸양의 속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얻는 효과도 크다 하겠습니다.

 

평상의 쉬운 언어들로 되어 있습니다.

시는 좀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그래서 일부러 그리 애쓰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쉬운 언어로 감동시킬 수만 있다면 구태여 고심하며 어려운 말을 찾아

힘을 들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골머리를 앓기 위하여 시를 가까히 하는 것은 결코 아닌 때문입니다.

뿌듯하고 가슴이 젖어 두고두고 감동을 얻게 하는 시 그런 시를 갈망하고 이에 맞는

시어를 찾고 갈고 다듬어야 옳습니다.

여기서, 어휘 낱말 표현이라 아니 하고, 굳이, 평상의 쉬운 언어라 한 것은, 글에 있어서,  

더욱이 시에 있어서, 대화의 형태는 생동감을 주는 참 좋은 방법임을 강조하려 함입니다. 

이 시 역시 그 보기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응축이 시의 생명임을 늘 명심하여야 합니다.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  '바다의 가슴은 넉넉하다' 감각의 또 의인 활유의 표현

방법은 시의 형상화에 또 감동에 참 좋은 몫을 합니다. 시를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표현기법의 연구는 꾸준하여야 합니다.

 

'- 처럼, - 같이'  - 직유는 요사이 잘 안 쓰는 표현입니다.

할 수만 있으면 이런 표현은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의 맛을 덜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 시에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알면서도 이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시에는 리듬이 있습니다.

물 흐르듯 합니다.

미미한 시작에서 도도히 흘러 바다에 이르는, 점층적으로 내용이 무게를 더해가면서

리듬 또한 점점 더 세어집니다.

리듬을 탈 때에 시는 훨씬 더 감동을 줍니다.

 

물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거칠고 흉흉하고 몹쓸 곳일지라도 산산히

부서지는 아픔을 견디면서 나아가고 끝내 좌절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생명을 얻게 하고 지탱하여 누리게 하고 역사를 이루어내도록 하고 맙니다.

숨을 가다듬고 이 노래를 한번 크게 뇌어 보십시오.

겸허하나 위대한 물의 힘을 느껴 보십시오

조금이라도 이를 나타내어 보고 싶었습니다.


여기서의 물은 
은유 메타포입니다.

물을 내세워 사실은 자신의 속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물의 노래! 바로 자신의 노래입니다.

이런 노래를 부르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해, 설사 이룰 수 없을지라도 소원은

마냥 그저 간절합니다.

 

자작시 해설은  짐짓 떨리는 고해성사입니다.

새롭고 더 좋은 시 또 더 좋은 삶을 찾고 얻으려는, 겸허한 자기 반성이요 

치열한 자기 수련입니다.

그러므로 자만이나 자기 비하에 빠져서는 결단코 아니 될 것입니다.

다만, 반성은 좌절에 빠지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므로, 끊임없이, 잘 못 된 것을 보고 알게  되면 바로바로

고치고 더 좋은 방법을 찾고 다듬고 개선하고 새로 만들기도 하여, 해설하는 과정을

거쳐 모두 걸러버리고, 해설을 읽을 즈음에는, 다시 완성으로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만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는 것을, 정작 자만이라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물은 흐르면서, 안 좋은 것을 계속 걸러서, 스스로 좋게 깨끗하게  하는 일

(자정)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미상불 시인의 자작시 해설에 견줄 수 있겠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