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아니면 깨달음으로 외 1편
책장을 넘기다가
종이에 손을 베어 본 적이 있는가?
부드럽게 순종하던
그 익숙한 것으로부터 받는
깊숙한 상처,
때로는 그대를 위로하고
때로는 긴요한 밥이 되지만
갈피마다 숨어 반역을 노리다가
지식은 그렇게
당신을 베어버린다.
시대에게
이제
내 명상의 공간을 돌려다오
낮에는 햇살에 취하고
밤에는 별을 볼 수 있는
내 광장을 돌려다오
제발, 아이구 제발
이름 요란한 기념비와 깃발일랑
그만 꽂고,
텅 빈 광장
아무것도 없는
바람 부는 거리 몇 개쯤은
남겨다오
미루나무 위 까치집처럼
구름만 휘휘 지나가는
내 집, 내 영혼의 은둔 자리를
남겨다오
□ 최상호
⋅중앙대 교육과·연세대 교육대학원 졸업
율곡중학교 광양제철고 환일고에서 국어과 교사로 근무, 환일고등학교
교장 역임.
⋅1996년《교단문학》에 황금찬 시인 추천으로 등단.
시집「김춘수의 ‘꽃’을 가르치며」「그대 가슴에도 감춰진 숲이 있다」
「고슴도치 혹은 엔두구 이야기」「무의도 연가」(e-book)
「희망연습」등과 시선집「마음 밭의 객토작업」이 있음.
⋅우이시 한국산림문학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현대작가회 등의 회원이었고,
현재는 중앙대문인회와 시와함께 공간시낭독회 이시(以詩)동인으로 활동.
⋅10474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중로164. 531동 301호
010-4871-7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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