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詩語), 시어(詩魚)
정 성 채
여름 데려오는 비가
성에 차지 않고
해는 가려 걷기 좋아
초록이 살랑대며
앞서 반짝이는데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 시어(詩語)들
근심 잊는 이곳, 양원역에서
남한강 물고기가
초록 물고기와 대화한다
단비처럼 후두둑 다가 온
반가운 얼굴, 얼굴에
일제 외면한 '심우장'의
만해 고뇌가 침묵하고
영랑의 모란 동백 향기가
세월 가도 변함없는데
박인환의 주옥(珠玉)싯귀가 누워
푸른 하늘 덮고
방정환 어린이 사랑 꽃 만개 해
김상용 시인이 '왜 사냐건 웃지요' 한다
제 각각의 삶 한 줄 비석으로 서 있는데
왔다 간 생각의 발자국들 괜히 어지러워
무성한 풀과 갓 핀 꽃, 속엣 얘기로 흔들린다
막걸리 잔 가득 조탁(彫琢)할 언어 흘러
온 가슴 펄떡이는 시어(詩魚)들
지그시 누르고 달래며
대어 노려보는 눈 가물거리는데
울렁대는 가슴 쿵쾅거려
내일 별처럼 쏟아질 노래와
달빛 속 그리움 가득 부어
한 사발 벌컥 거려도
너를 향한 목마름은 여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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