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보낸 딸의 편지
"어버이날 고영감님이 받은 편지"
아버지 세월은 또 가버립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버이날이 옵니다
아버지 가슴에 카네이숀 한송이
먼저 달아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이 꽃을 다시고 딸애가 달아준거라고
생각 해주세요 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오늘 5월8일 어버이 날 입니다
자식들이 부모에 대한 효심이 약해질가봐
나라에서 어버이 날을 만들었나 봅니다
그날 찾아뵙고 아버지와 따뜻한 정 드려야
하는 딸인줄 잘알지만 목구멍이포도청이라
생업에 매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기
카네숀 생화를 꽃집에 부탁 드려 보내 드립니다
아버지!
십오년전 오빠가 열여덟 내가 열 다섯살때
어머니가 병환으로 먼저 세상을 하직 할때
아버지는 자식들 잘 키우겠다고 재혼도
마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남매 뒷바라지를
애써 하신 우리아버지! 이제 머리에 반백이
내려 앉았습니다
아버지!
오빠가군대 다녀와서 놀면서 담배피고 술마실때
조용히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야 이놈아! 이 애비 몇년후면 환갑이 된다
그 동안 남보다 못배우고 재주도 없어 남과 같이
일해도 수입은 절반도 못 되는것 잘 알고 있지만
그런 못난 애비위해 담배술 안필수 없느냐?
그 깊은 사랑의 말에 오빠는 그 이후로 지금껏
담배술을 멀리 합니다
아버지!
우리 남매를 위해 재혼도 하지않고 당신의
행복을 자식들위해 헌신 하신것 우리 남매
잘알고 있습니다 지난번 법에서 호주제 문제를
따지고 세상이 시끄러울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족이 사랑이 부족해서 법으로
감투싸움을 하고 있는것이라고--가족 끼리 사랑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사랑 없는가족은 법으로
묶어 놔봐야 헛짓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저희 남매 보다 더 착하게 사시는 아버지
틈내서 휴가 나거든 아버지 모시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산 계곡을 꼭 찾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산에 가시면 산처럼 포근한것이 없다는
아버지의 마음 잘 압니다
세상이 아버지께 뭐라 하고 야단을 한다해도
우리남매는 평생 아버지곁에 있을 것입니다
어버이 날 아침에 불효녀가 올립니다
<詩庭박 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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