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 이석분부국장
햇살이 숲을 파고든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곳곳에서 반긴다. 길옆엔 노란 애기똥풀꽃이 별처럼 박혀 있다. 각시붓꽃과 남산제비꽃도 곳곳에 웃는다.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자랑질이다. 원색의 꽃과 초록이 조화를 이룬다.
떡갈나무와 신갈나무, 층층나무는 이미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다. 초록이 맹렬하게 급습한다. 자연의 파동이 느껴진다. 피부에 와 닿는 바람의 느낌마저 다르다. 세포를 자극하는 파동을 살핀다.
산 아래로 감포 앞바다가 보인다. 산길엔 녹음이 짙어지고 새 생명의 활동이 활발하다. 에너지가 몸에 살아 움직인다. 자연이 주는 축복에 몸이 나른해지고 행복하다. 때론 고즈넉해 명상에 잠기게 한다.
청량한 숲에선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온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폐 기능이 강화된다. 이뿐이 아니다. 숲을 찾으면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다. 자연이 주는 큰 선물이다. 연대산 숲길을 찾는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숲길을 걸으며 천천히 나를 느낀다. 자연과 하나 돼 본다. 멈춤을 통해 비움을 느껴본다. 사람들이 많아도 상관없다. 조금만 떨어져 걸으면 금방 호젓해진다. 방해 없이 오롯이 홀로 걸어볼 수 있다.
연대산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푸른 잎이 산 전체를 지배한다. 푸른 잎의 탄소동화작용 소리가 웅장하다. 가지 꼭대기까지 뿌리의 양분을 끌어올리는 소리다. 나무마다 소리를 내며 생명을 잇는다.
연대산은 낮지만 재미있다. 길 곳곳에 기품이 서려 있다. 천천히 둘러보기 알맞다. 편안한 흙길이라 발 디딤이 편하다. 때론 바람이 와락 안겨 시원하다. 냉기를 잔뜩 머금어 까칠하다. 느린 행복을 느끼게 한다.
흙이 주는 푹신함이 이어진다. 삼림욕을 하는 기분이다. 발 디딤이 편해 빠르게 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걸으며 숲의 정기를 받는 게 좋다. 그러면 길 걷기 자체가 행복이다. 걷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한결 맑아진다.
연대산 길은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다. 일부러 힘들이지 않아도 된다. 맑은 정기를 받으며 걷기에 그만이다. 걷다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맑아진다. 봄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함우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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