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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100차 강원도 정동진 바다부채길 취재후기....

작성자버들|작성시간19.02.18|조회수256 목록 댓글 0

100차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 정동진부채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세상과 단절됐던 바위 위로 길이 열린다

 

  • 웹출고시간2019.02.17 14:55:56
  • 최종수정2019.02.17 14:55:56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탐방로를 따라 걷는다. 수 천만 년 전 해안단구가 길게 펼쳐진다. 지금도 해수면의 상승과 하강이 반복된다. 침식과 퇴적을 거듭하며 고귀한 선물을 만든다. 다가온 파도에서 짭조름한 시원함이 느껴진다. 푸른바다를 벗 삼아 걷는 기분이 참 좋다. 해안단구 사이로 철제 구조물이 길게 이어져 있다. 자연 훼손 방지와 탐방객 안전을 염두에 둔 조치다.

[충북일보]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100회를 맞았다. 100이란 숫자가 주는 느낌이 다르다.

16일 오전 7시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버스가 청주를 떠난다.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영동고속도에 들어선다. 새 희망을 싣고 계속 동진한다. 3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정동진 심곡항에 닿는다. 늦겨울 날씨가 선선하고 상쾌하다.

2019년 첫 걷기여행지는 강원도 강릉의 '정동심곡부채길'이다. 오전 10시40분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한다. 곧바로 심곡항을 떠난다.

정동진 선크루즈 리조트로 가는 길로 들어선다.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가장 먼저 전망대를 만난다. 여기서부터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바다가 쪽빛으로 빛나 하늘과 구분이 어렵다. 수평선 위 구름이 하늘과 바다를 가를 뿐이다.
푸른 동해를 한참동안 조망한다. 잠시 후 정동진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바다절벽 옆으로 하얀 폭포가 떨어진다. 얼마 전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그 아래로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바다를 만난다.

쪽빛의 바다 옆으로 햇살이 내려앉는다. 48년 동안 숨겨졌던 비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70만 년 전 바다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바위 하나가 자랑하듯 원시의 고고(高古)를 노래한다. 바닷물의 반짝거림에 마음까지 설렌다.

볕과 마주하던 바위가 바다를 따라간다. 절벽아래 해안길에 비경을 빚어놓는다. 세월을 견딘 그림 같은 기암괴석이 널린다. 동해를 향해 바위들이 몸을 펼친다. 푸른 바다가 가슴을 뚫고 들어온다. 출렁이는 파도에 눈부심이 가득하다.

해안 탐방로 사이사이로 절벽 비경이 이어진다. 새로 난 길에 대한 회원들의 감탄이 이어진다. 열뜨고 달떠 소리를 낸다. 신비한 생명의 숨결들이 용트림을 한다. 파도소리가 음악으로 흐른다. 그 공간이 그대로 작품이다.

바닷물은 바닥까지 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크고 작은 바위들은 예술이다. 지구촌 어느 풍경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풍경이다. 파도소리 따라 눈으로 걷는 길이다. 독도를 향한 파도의 의기마저 예사롭지 않다. 결기 서린 풍경으로 안내한다.
해안 경계철조망도 그대로 남아 있다. 절벽 곳곳에는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한 시설 등이 아직 남아 있다. 분단의 현실을 느낄 수 있다. 냉전시대를 상징하는 철조망마저 풍경이 된다. 이곳을 지키던 초병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바닷바람이 뺨을 때린다. 걸음은 더욱 가벼워진다. 기암의 바위 절벽을 타고 길이 이어진다. 2천300만 년 전 지각변동 사실을 알게 된다. 천연기념물 437호로 지정된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다. 향나무와 소나무도 바위틈에서 바다를 지킨다.

아름다운 풍경은 계속 된다. 거센 파도에도 묵묵한 주상절리는 장관이다. 오직 두발로 걸어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중간 중간 놓인 벤치에 앉아 주변 풍경을 즐긴다. 부쩍 다가온 봄기운에 더없이 좋다. 바다를 바라보는 맛이 특별하다.
그 옛날 수로부인의 헌화가를 떠올린다. 한참 걷다 보니 큰 바위와 만난다. 부채바위다. 여러 가지 전설을 품고 있다. 걷는 내내 걸음을 더 풍요롭게 한다. 풍경에 상상이 더해지니 생명을 얻게 된다. 은빛 윤슬의 바다가 황홀하다.

바닷길은 한반도 형성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사람과 함께 한다. 어느 틈에 짙푸른 바다와 탁 하고 만난다. 낭떠러지 틈 헤집고 선 굳센 소나무의 기상도 보인다. 옛날을 노래하며 적국을 경계한다.

몇 걸음 더 가 또 하나의 전설을 만난다. 동해를 향해 부채를 펴듯 퍼진다. 거센 파도가 억겁의 세월을 지키는 듯하다. 지금도 지치지 않고 뒤척인다. 그런 뒤척임이 아름다운 해변 풍경을 만든다. 바위 하나가 용감한 장군처럼 드러난다.

물보라가 바위를 때리며 장관을 이룬다. 푸른 바다에 기암괴석들이 내려앉는다. 멀리서 투구바위와 육발호랑이 전설이 들려온다. 한쪽은 절벽이고 앞으론 온통 바다다. 어느새 절벽의 끄트머리다. 3㎞ 가까운 길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절경이 끝없이 펼쳐진 해안길이다. 바위에 파도가 하얗게 부서진다. 그 소리에 세상의 시름도 함께 날아간다. 하얀 파도가 웅장한 해안단구에 닿는다. 교훈이라도 주려는 듯 고된 계단길을 선물로 준다.

낮 12시를 조금 지나 선크루즈 리조트 주차장에 닿는다. 다시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까지 간다. 10여 분 지나 짙푸른 동해물과 금빛 모래를 만난다. 시간조차 잊고 걸었던 정동심곡부채길이다.

/ 글·사진=함우석 주필

<취재후기>그길, 어떻게 세상과 만났을까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에서 정방향 동쪽이다.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다. 두 뜻이 합쳐져 길 이름이 만들어졌다.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길의 끄트머리쯤에 길에 대한 설명이 있다. 부채바위가 있어서 부채길인 줄 알았다. 설명을 보니 그게 아니다. 물론 정동진의 '부채 끝' 지형이 원형이다. 여기에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것 같은 탐방로 지형이 보태졌다. 그렇게 두 모습과 의미가 합쳐져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란 이름이 탄생했다.

'바다부채길'이라는 이름은 강릉 출신 소설가 이순원이 이름을 지었다. 70억 원이 투자돼 총 길이는 2.86km로 만들어졌다. 전국 최장거리 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호)라는 천혜의 환경자원을 이용했다.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민간인에게 개방된 적 없었다. 해안경비를 위한 군(軍) 경계근무 정찰 용도로만 사용했다.

세상에 나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협의와 허가에만 2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2016년 비로소 민간인들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동해의 해안 비경이 일반에 공개됐다.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였다.

이 길은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지역이다.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해안단구는 해안을 따라 분포한다. 계단 모양의 지형이다. 대체로 표면이 평탄하고 주위가 급사면이다. 혹은 절벽으로 끊긴 계단 형태다.

해안단구의 길이는 약 4 km다. 너비는 1 km, 높이는 해발고도 75~85 m다. 약 2천300만 년 전 지반의 융기 작용에 따라 만들어졌다. 해수면이 80m 정도 후퇴했다. 그때 해저지형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육지화 됐다.

이 일대는 한반도에서 보기 드문 지형적 특성을 띠고 있다. 한반도의 지반융기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자료다. 한반도의 자연사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 그 점이 인정돼 2004년 4월 9일 천연기념물 437호로 지정됐다.

비경은 명칭을 뛰어넘는다. 동해의 푸른 물결과 해안단구의 기암괴석은 압도적이다. 두 종류의 자연물이 빚어낸 경관은 압권이다. 찾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전국 어느, 세계 어느 탐방로에 뒤지지 않는다.

아쉬운 점도 있다. 입장료를 내야 입장할 수 있다. 하지만 걷다 보면 낸 입장료가 하나도 아깝지 않다. 해안 경비와 탐방객 안전, 천연기념물 보호 차원에서 출입시간 제한도 있다. 너울성 파도 등 기상악화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을 통제한다.

하절기(4~9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동절기(10~3월, 1월1일 제외)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걸을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기준 3천원이며 단체(30인 이상)는 인당 2천500원이다.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매표소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탐방로는 쉬엄쉬엄 걸어도 1시간 10분(편도 기준)이면 충분하다. 목재와 철재 데크, 해상 보도교가 탐방로를 잇는다. 걸어 다니기 어려운 길은 데크로 잘 정비돼 있다. 누구나 쉽게 다닐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조금 짧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강릉시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노고가 더 크게 느껴진다.

 

 

글: 사진 함우석 주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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