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나무
임준빈
아침에 바닷가를 산책하다
요상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조팝나무 꽃나무들이 일제히
하얀 웃음들 깔아놓고 저마다 가녀린 몸매에
리본을 달았다
좆팝니다, 좆팝니다
좆팔나무, 좆팔나무...
깜짝놀라 섬 마을 방송실을 찾아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특히 얼굴 곱고 매음새 좋으신 사모님 여러분!
치안센터장이 안내말씀드립니다
클났어요, 클났어요
혹여나 산책길에 조팝나무 곁으론 절대 가지 마십시오
위험합니다, 위험합니다,
연실 스피커가 떠나가도록 방송을 해댔다
허둥지둥 달려가 리본을 떼고 맡아 보았다
조팝나무는 향기가 지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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