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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작성자섬사람|작성시간14.04.25|조회수44 목록 댓글 0

세월호

 

 

                  임준빈

 

세월호!

세월 따라 그냥 흘러갔었으련만

왜 여린 꽃송이들을 무참히 꺾어버렸을까.

이름도 개떡같은 세월호, 흐르는 세월 닮은 세월호

역시 양심도 없고 기다림도 없었다

가는 바람에도 흔들리며 가슴 감추는 가녀린 새순들

짠물에 절여 파도의 무덤가에 묻던 그 날

아, 갈매기는 그 또한 가던 길 멈추고

얼마나 서럽게 울어댔을까

나는 바다 한 가운데 무섬타지 않는 짐승

이젠 정말 바다가 무섭다

흐드러진 동백꽃도 청춘을 버리고 흙을 파서 몸을 묻는 요즘

낙화의 무너지는 흐느낌이

저 찬 바다에 누워 울어대는 어느 소녀의 슬픈 눈동자

화단가 널브러진 꽃잎에

차마 등을 대고 흐느낄 수 없어

한 잔의 소주잔에, 통곡의 밤을 담아

독약처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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