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바다
임준빈
노을이 피고
고래가 춤추던 바다
파닥이던 물살마저 중심을 잃고
어쩔 수 없는 절망에 갯바위만 두드렸으리.
갈매기는 어디론가 흔적을 감추고
하늘이 뿌려대는 빗줄기만
성난 바다를 달래주고 있었네.
가녀린 손가락들
몰아치는 물 벽을 작은 가슴으로 받으며
얼마나 서럽게 울어댔을까
선내 방송에만 귀 기울이던
긍정의 눈빛도 감쪽같이 스러졌으리
엄마, 아빠, 사랑해!
핸드폰에 튕기는 물방울 글씨들도
덩달아 통곡했으리.
마지막 물살에 지워지는 그 순간
기도의 한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별이 되어달라고 했을 것이다
밤이 되면 총총한 별무리 되어
눈물지을 엄마, 아빠, 친구들
또렷이 마주 바라볼 수 있게
아, 그 짙푸른 사월의 바다
이젠 씻지 못할 핏물이 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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