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임준빈
길 위에서 길을 찾는 사람아
길 위에서 길을 묻는 사람아
너는 진정 길을 아느냐
그 길 위, 모래사장 위의 모래알처럼
수북이 쌓여있는 행복을 아느냐
너는 그 모래알에서 진주가 나올 때까지
석양빛을 등에 지고 해거름
물빛 파도가 될 것이다
길 위에는 길이 없다
길 위에는 길을 갈무리하는 가로수만 있을 뿐이다
가파른 물살위에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를
몸을 던져 채가는 물새의 입술 위에
길이 있다.
너는, 이리 저리 맘 둘 곳 없는 이방인
한 구석을 비워야 한 구석이 채워진다는
행복의 오솔길에, 울지 못하는 새처럼
너는 평생
길 위에서 길을 찾으려 할 것이다
길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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