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준빈
하늘에 둥지를 틀고
마음의 포문을 여는 새야
가장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가장 들을 수 없는 소리를
가장 크게 들을 수 있는 이여
구름꽃을 가슴에 꽂고 사는 행운이여
나는 이 땅 위에
가장 서럽고 초라한 사람이 되어도 좋다
그대로인해 반사적 가장 초췌한 몰골이 되어도 기쁨이다
어차피 우주는 하나라고 하였거늘
슬퍼도 행복하다.
어찌 그대가 내가 아닐 수 있겠는가
내가 어찌 그대가 될 수 없겠는가.
나는 기필코 맹세하리.
나에게 멀어지는 사람도 사랑하리.
틀린 사람들도 내 마음 다듬어
정감어린 사람으로 맞이하리.
그대 훨훨 날아라.
난 저 바닥까지 내려가 가난한 사람들과
최후를 사랑 하리, 윤회를 섬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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