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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살아가야 하는 이유

작성자섬사람|작성시간14.08.03|조회수92 목록 댓글 1

내가 더 살아가야 하는 이유

 

 

 

                           임준빈

 

 

나에겐 유년시절부터 내 무덤 끝까지

그리운 사람 있어

산 넘고 넘어 찾아 나섰네

세상 일 거들다가

때론 맘에 안 맞아 이방인처럼 살았네

찾을 길 없다는 걸 알고

몇 번이고 독약 탄 그리움을 마셨네.

죽으려고 찾아온 섬에서

시(詩)라는 예쁜 놈을 만나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는데

이놈도 여자인지라 가슴 보여줄 듯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아

애간장만 태웠네

별빛 바닷가 술이 거나하게 취하고

바람 거세게 불어오던 날

파도에 휩쓸려갈 즈음

그 갯바위에 울 엄니 젖가슴 닮은 홍합이

내 발목을 부여잡았네

가슴 열어 자신을 끓는 물에 적시고

내 입에 넣어주니 그 희뿌연 홍합국물은 바로

어머니 젖국물 이었네

그 젖마시고 정신 차린 뒤

지금껏 섬에 묻혀 살았네

그 젖국물 홍합이 야밤엔 가슴 열어 제치는데

하늘의 별들은 왜 그리 마구 쏟아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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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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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윤서 | 작성시간 14.08.06 엄마를 애타게 그리워 하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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