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임준빈
뜨겁고 아픈 여름을 견디어 펼친
사랑의 편지는 왜이리 곱습니까
나름 철없이 자란 봄꽃이
여름의 설움 딛고 건너온
생의 끝은 이토록 풍요롭습니까
저 하늘에 번지는 맑고 고운 순정
들판에 너울대는 그대의 넉넉함
어쩌면 당신을 닮았는지요
길을 가면 온통 그대뿐인데
저는 혼자입니다
감당하기 힘겨운 이 마음 밭에
천진스런 여인들이 밉습니다
잠시, 돌아가 앉으십시오
제 가슴 추스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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