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작성자섬사람|작성시간14.10.15|조회수14 목록 댓글 0

 

 

                  임준빈

 

저것은 분명, 암벽

밤이면 철철철 흐르는 절벽

서로 사랑하는 마음 깃들었다면

저 경계는 없었으리.

내가 아니고 우리였다면

불통의 철책선은 존재하지 않았으리.

섬과 바다가 서로 몸을 합치고

마음을 섞었기에 평생을 살아가듯이,

갈매기 넘나들고

밤이면 별들이 내려와 속삭임 무성하듯이,

너와 나의 벽을 허물자

소통의 가로등 우뚝 켜놓고

밤거릴 두 손 잡고 걸어가자

길을 걸어가도 길이 아니요

노랠 불러도 노래가 아닌

험난한 세상 길

측은듯 피어오른 코스모스,

매연에 찌든 가로수 잎사귀들,밤이 깊으면

고통의 흙냄새 묻히며 유영처럼 길을 나선다.

벽을 허물기 위해

벽을 쳐놓이야 했다는 억지의 논리, 도심의 한복판

벽 속에 벽이 까마득히 살아숨쉬고

안타깝게도 나는, 가끔 늦은 밤

벽과 벽이 깨지는 신음소리로

얄궂은 살을 섞고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